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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장

서류를 펼쳐보던 온태식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너... 너 어떻게 이런 걸 알았어?” 분명히 잘 숨겼는데 들켜버리다니.’ “꼬리가 길면 밟혀요.” 이성을 잃은 나문정은 크게 소리치며 온유나를 때리겠다고 앞으로 달려들었다. “온유나, 여우년. 넌 왜 아직도 죽지 않았어.” 임성준은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사모님, 신분과 장소에 신경 써 주세요.” “삼촌, 내일 오전까지 합리적인 설명을 주지 못하면 우리는 법원에서 만나는 수밖에 없어요.” 뉴스 소재가 충분하고 또 종일 비행기를 타서 몸이 피로해진 온유나는 시간을 낭비할 생각이 없어 온유희를 데리고 떠나려 했다. 하지만 그들이 요청하지 않은 일부 기자가 몰려왔다. “온유나 씨, 4년 전 왜 갑자기 사라졌어요?” “온유나 씨, 이제 돌아오셨으니 성 대표님과 재결합할 가능성이 있어요?” “온유나 씨, 지난 몇 년 동안 어디가 계셨는데 왜 아무 소식이 없었어요?” “온유나 씨, 성 대표님이 곧 하은별 씨와 약혼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세요?” 온유나는 걸음을 멈추고 맨 앞에 놓인 카메라를 지켜보았다. “그때 떠난 것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어요. 유일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전 이미 성우진 대표님과 아무런 가능성이 없다는 것뿐이죠. 약혼 소식을 들었어요. 성 대표님과 하은별 씨가 행복하기 바라요.” 말이 끝나자 연회장의 문이 열리더니 성우진이 나타났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온유나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갑자기 성우진의 가슴에 부딪힌 온유나는 코끝에 그의 냄새가 가득 찬 것 같았다. 예전에 그토록 바라던 그의 품이었으나 이젠 낯설고 싫어졌다. 이젠 성우주를 보아도 마음이 호수처럼 평온해진 온유나는 과거를 훌훌 털어버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 대표님, 자중하시기 바랍니다.” 온유나는 그의 품속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힘의 차이가 너무 커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냉랭한 말투와 미동도 없이 차분한 눈빛을 보며 성우진은 마음속에서 공포가 일었다. 임성준은 옆에 있는 기자를 밀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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