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장
온세라가 깼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옆에 있던 남자는 언제 떠났는지 모르겠지만, 침대 시트에는 아직도 남자의 체온이 남아 있었다. 천천히 몸을 움직이자, 온몸이 뻐근하고 아파왔다.
온세라는 시트를 꽉 움켜잡고 겨우 일어났다. 어지러움이 지나가고 나서야 창문에 비치는 빛을 멍하니 바라보며, 어젯밤 최서진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잘 기억해, 최씨 가문에 들어온 이상 네가 언제 나갈지는 내가 결정해."
온세라는 시트를 더욱 꽉 움켜잡았다.
'정말 이렇게 평생 억압받으면서 살아야 하는 걸까?'
'안 돼. 할머니를 위해서라도 이 상황을 반드시 바꿔야 해.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어.'
생각하던 중,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온재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왔다. "지금 당장 집에 와. 할 얘기 있어."
끊긴 전화를 보며 온세라는 미간을 찌푸렸다.
생각해 볼 것도 없이 온재혁이 자신을 찾는 이유는 분명 생일 파티 때의 일을 따지려는 것이다.
마침, 온세라도 할 얘기가 있었다.
온씨 가문 별장.
온세라가 집에 도착하자, 하인은 온재혁이 뒷마당에 있다고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 걔는 아직 쓸모가 있다고. 그냥 최서진 곁에 두는 것만이 아니야."
"무슨 쓸모가 있는데? 말도 못 하는 애를 너는 이렇게 오랫동안 키우면서 우리 미라만 고생시키고 있잖아."
온세라가 뒷마당 문에 다다랐을 때,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온미라의 외삼촌, 주진봉이었다.
주진봉은 온미라를 매우 아꼈다. 그래서 지금도 온재혁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온재혁! 잊은 건 아니지? 미라 엄마가 우울증에 걸린 것도 저 애 때문이야! 너, 미라도 똑같이 만들 생각이야?"
"절대 그럴 일 없어. 미라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보물 같은 딸이야. 아니면 온세라를 미라 대신 시집보내지도 않았을 거야. 최서진이 어떤 사람인지 너도 알잖아?"
이 말을 듣고 온세라는 발이 얼어붙었고,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것만 같았다.
'그래, 최서진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알면서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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