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0장
“뭐라고요?”
“침대 옆 서랍 밑에 계약서가 하나 있어.”
온세라는 허리를 굽혀 서랍을 뒤적거리며 물었다.
“어떤 거요?”
“검은색 그거.”
“다 검은색이잖아요.”
“찾아봐. 지난번 회의에서 논의한 기획안이야.”
온세라는 눈에 익은 문서를 발견하고 곧바로 들어 올리며 물었다.
“이거...”
채 다 말하기도 전에 갑자기 온세라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최서진이 침대 끝으로 몸을 숙이던 중이었는데 그녀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두 사람의 거리가 거의 제로에 가까워진 것이다.
서로의 코끝이 닿을 듯 말 듯 하며 숨결이 뒤섞여 공기가 순간적으로 뜨거워졌다.
최서진이 갑자기 가까이 다가오자 온세라는 반사적으로 그를 밀쳐냈다.
순간 ‘쿵’ 소리와 함께 최서진이 베개 위로 다시 쓰러지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뭐 하는 거야?”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인데요?”
요동치는 심장과 함께 온세라는 놀란 얼굴로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조금 전 하마터면 최서준과 입을 맞출 뻔했던 순간을 떠올리자 머릿속이 멍해졌다.
최서진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온세라는 계약서를 그에게 던지고 곧바로 병실을 나갔다.
방문이 ‘쿵’ 소리와 함께 닫히자 최서진은 침대에서 억지로 몸을 일으키며 희미하게 웃음을 지었다.
병원을 떠나는 길 내내, 온세라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분명 미친 게 틀림없어... 도대체 어떻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행동할 수 있지?’
조금 전 그 순간에 온세라는 거의 최서준의 키스를 받아들일 뻔했다.
이건 그녀가 귀국한 후 겪은 가장 무서운 일이었다.
아무리 기억을 잃었다고 해도 그는 여전히 최서진이지 다른 사람이 아니었다.
여러 번 스스로를 다독인 후에야 온세라는 차 시동을 걸고 밤하늘 속으로 차를 몰고 나갈 수 있었다.
어느새 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온씨 가문의 저택 거실에서 온재혁은 막 최종수와의 전화를 끝냈다.
“할아버지가 뭐라고 하셨어요?”
옆에서 온미라가 기다리다 못해 재촉했다.
온재혁은 말했다.
“어르신 말로는 최서진이 퇴원하면 두 집안이 만나서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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