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장
임진숙이 들어와 접시와 그릇을 치우고 나자 하수영이 커다란 상자를 들고 들어왔다.
온세라는 그것이 하수영이 새로 산 물건인 줄 알았는데 하수영이 상자에서 구식 레코드 플레이어를 꺼내 침대 맞은편 장식장 위에 올려놓는 것을 보았다.
“레코드 플레이어 음악소리가 마음을 안정시켜준다고 해요. 김 선생님이 언니가 밤에 불면증이 심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이거 들어봐요.”
하수영은 플레이어에 레코드판을 올려놓았다. 천천히 흐르는 음악 소리는 무거운 세월의 베일에 가려진 듯했다.
온세라는 집중해서 들었고 정말로 마음이 차분해졌다.
하수영은 침대에 앉아 물었다.
“어때요?”
[고마워요.]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어차피 제가 산 것도 아니고 그냥 심부름한 거예요.”
온세라는 멈칫했다.
이 레코드 플레이어는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데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닌 것 같았다. 현재 이런 골동품은 거래 가격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이게 누구의 것인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다.
[이제 꺼요.]
온세라는 휴대폰으로 네 글자를 타자하더니 눈빛이 금세 어두워졌다.
하수영은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알고 얼어붙었다.
“그러지 마요. 그 사람도 좋은 마음으로 보낸 건데. 내가 그 사람을 위해 좋게 말하는 게 아니에요. 세라 언니, 최서진 씨는 사실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겉은 차가워 보여도 속은 착해요. 가끔 뜻하지 않게 잘못된 일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사실 최서진 씨도 그럴 수밖에 없을 때까 많았어요.”
휴대폰을 움켜쥐고 있는 온세라의 표정은 심하게 어두웠다.
온세라는 그런 말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기태하의 다리를 부러뜨린 것도, 윤성국을 잡은 것도 최서진이었고 온미라와 결혼하기로 선택한 것도 최서진이었다. 아무도 그에게 강요한 적이 없다.
최서진은 자기 이익밖에 모르고 소유욕이 강한 비겁한 자식이었다.
“언니, 서진 오빠 얼굴에 있는 그 흉터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요?”
[어쩌다가 생겼는데요?]
“서진 오빠의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는데 그 사고로 세 식구 중 서진 오빠 혼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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