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7장
“사모님이라는 자리가 분수에 맞게 본분만 지키면 되는 줄 알아? 본인이 가만히 있어도 귀찮은 일이 자꾸 생긴다고.”
“대체 뭘 걱정하시는 겁니까?”
최종수는 문득 뭔가 떠올랐는지 말을 아꼈다.
“나중에 얘기해.”
벽산 도로.
[길이 미끄러우니 천천히 운전하세요.]
안전문구가 적힌 팻말이 백미러로 스쳤다.
온세라는 핸들을 잡고 내비게이션을 힐끗 보았다. 약속 장소에 거의 도착하고 있었다. 그런데 커브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속도가 줄지 않았다.
‘뭐지?’
그녀가 핸들을 확 돌리고 브레이크를 꽉 밟자 귀청을 째는 듯한 소리와 함께 겨우 커브를 돌았다. 너무 놀란 나머지 식은땀이 쫙 흘렀다.
앞면 유리의 와이퍼가 좌우로 움직이면서 폭우로 가려진 시야를 확보해주었다. 브레이크는 아무리 밟아도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그 시각 최서진은 클럽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다.
“그럼 조금 더 깎아드릴게요. 저희가 최정 그룹과의 협력을 진심으로 원한다는 성의라고 생각해 주세요.”
“역시 이 대표님은 멀리 내다 보시네요.”
“잘해봅시다.”
“잘해봐요.”
이 대표를 배웅한 후 최서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단추를 잠갔다. 줄곧 문 앞에서 기다리던 맹효연이 다급하게 들어왔다.
“대표님, 사모님한테 큰일 났어요.”
최서진의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
“최지아 씨 쪽에 보낸 우리 사람이 오늘 아침에 알아낸 건데 최지아 씨가 사모님의 차에 손을 댔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모님은 30분 전에 혼자 운전하여 내려가셨고요.”
“그걸 왜 인제 말해?”
호통 소리가 룸 전체에 울려 퍼졌다. 맹효연은 움찔한 나머지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계속 이 대표님이랑 일 얘기 중이셔서...”
“차 키 줘.”
최서진의 안색이 살벌할 정도로 어두워지더니 차 키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비가 점점 세게 쏟아진 바람에 여러 곳에 산사태가 발생하여 교통이 완전히 마비되었다. 뉴스에서도 현장을 수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벽산 도로 중간쯤까지 왔을 때 온세라가 있는 힘껏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속도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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