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장
“할아버지께서 정말로 이혼합의서에 사인하라고 하셨어?”
최지아는 고개를 돌려 비서를 보며 물었다.
“할아버님께서 20억짜리 수표를 주면서 사인하라고 하셨어요. 제가 합의 내용을 직접 본 거라 절대 거짓일 리가 없어요.”
“그러니까 곧 여기서 나간다는 거네?”
“다른 문제가 없다면 요 며칠 내로 나갈 겁니다.”
최지아가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뭘 더 기다리고 있대? 사모님이라는 신분이 없으면 걔처럼 쓸모없는 사람은 죽어도 아는 사람이 없을 텐데.”
먹구름이 천천히 강성의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곧 폭풍우가 쏟아질 거라고 했다.
온세라가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하늘은 이미 어둑해졌다.
“사모님, 안색이 안 좋아 보여요.”
[괜찮아요. 나 좀 쉴게요.]
온세라는 온몸의 힘이 쫙 빠지는 것 같았다. 꼬박 두 시간 동안 운전하느라 기진맥진한 그녀는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대로 침대에 널브러졌다.
아니나 다를까 또 악몽을 꿨다. 꿈속의 남자는 현실 못지않게 거칠기 그지없었다. 온세라가 벗어나려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 손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별장에 어둠이 조금씩 드리워졌다.
“도련님.”
거실에 있던 도우미가 최서진의 양복을 받으며 말했다.
“오늘은 일찍 들어오셨네요. 식사하셨어요?”
최서진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세라는요? 들어왔어요?”
“초저녁에 들어오셨는데 안색이 안 좋더라고요. 저녁 식사도 안 하셨어요.”
도우미의 말에 최서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안방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온세라는 이불을 덮고 누워있었는데 문 열리는 소리에 두 눈을 번쩍 떴다.
문을 열고 들어온 최서진은 온세라가 뚫어지게 쳐다보자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서로의 두 눈이 마주한 순간 공기마저 얼어붙은 것 같았다.
“뭐 좀 먹어.”
최서진이 죽 한 그릇을 들고 들어왔다.
[배 안 고파요.]
“안 고파도 먹어.”
최서진은 숟가락을 그녀의 입가에 갖다 대며 거절할 틈을 주지 않았다. 오후에 있었던 일이 아직도 눈에 생생했던 온세라는 반항하지 못하고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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