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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장

진몽요는 막 회사에 도착해서 문자를 받고 답장했다. ‘소경씨한테 어머님 소식 들었어요. 안 그래도 주말에 뵈러 가려던 참이었어요. 금요일에 퇴근하고 올라갈게요.’   하람은 문자를 보며 입 속에 있던 리치가 더 달게 느껴졌다. 경소경이 남쪽으로 가지 않아도 진몽요가 올라오면 똑같은 것이니 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답장했다. ‘그래, 그럼 금요일에 우리 집으로 바로 와. 그때쯤이면 나도 퇴원했겠다. 내가 맛있는 거 해 놓을게, 같이 저녁하자.’   진몽요는 시간을 계산해보고 금요일 오후에 반차를 낸 뒤 일찍 올라 가기로 마음먹었다. 하람이 교통사고를 당했음에도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는데 그런 사람을 오래 기다리게 만들 수 없었다.   병원에서 나온 후, 경소경은 차를 타고 임립의 집으로 향했고, 아줌마가 있어서 그런지 집은 깔끔했다. 임립은 거실 창문 앞에 앉아 디자인을 그리고 있었고, 마치 죽기 전 좋아했던 모든 걸 그림으로 남기려 하는 것 같았다.   그의 컨디션은 좋아 보였고 절대 죽기 직전인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평온할수록 왠지 모르게 더 비참해 보였다.   경소경은 소파에 있던 쿠션을 들어 임립에게 던졌다. “맨날 집에만 있을 거야? 놀러 안 갈래?”   임립은 쿠션을 집었다. “어디 가서 놀게? 클럽? 난 못 가. 술도 못 마시고, 음식도 함부로 못먹어. 안 그럼 빨리 죽을 테니까. 난 지금이 딱 좋아. 매일 회사에서 바쁘게 일하지 않아도 되고, 여유롭게 하고싶은 거 하는 느낌이 나쁘지 않네. 난 내가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지 모르겠어. 이렇게 여유롭게 사는 것도 좋은데 말이야.”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리며 임립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너 살이 많이 빠졌네. 꼭 클럽 가자는 말은 아니었어. 내가 이럴 때 클럽에 데리고 가면 사람도 아니지. 난 그냥 주변도 둘러보면서 경치도 좀 봤으면 해서.”   임립은 한숨을 쉬었다. “내가 지금 등산 가면 등산하다가 죽을수도 있나? 나도 주변 좀 둘러보고 싶은데, 더 오래 살고싶어… 날씨가 더워져서 체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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