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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장

문을 연 순간 그녀는 굳어버렸다. 집에 안 들어온 안야와 눈을 마주쳤고 그녀가 안도하기도 전에 안야의 당황한 눈빛이 긴장하게 만들었고 그녀는 물었다. “너 여기서 뭐해?”   안야는 아무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식탁위에 물건들을 치우고 있었다. 식탁에는 빈 술병 두개가 있었고 안야의 헝클어진 머리와 옷만 보고 이전 상황을 감히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안야의 침묵은 그녀를 더 열 받게 만들자 화를 냈다. “너 말해! 여기서 뭐하냐고!” 경소경은 낯선 사람이 집에 오는 걸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렇게 보니 안야와 경소경에 핸드폰이 동시에 꺼져 있던 이유를 알았다.   “죄송해요, 사장님.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두 분이 해성 호텔에서 싸우신 것 같길래 속상하실 거 같아서 말동무 해드리러 왔을 뿐이에요. 두 분이서 이렇게 정말 끝내실 까봐 다 두 분을 생각해서 그런건데… 술을 많이 드셔서… 죄송해요…”   죄송하다는 말은 계속해서 그녀에게 상처가 되었고 진몽요는 그제서야 상황을 이해했다. “그래서… 넌 나를 위해서 이 사람이랑 그랬다는 거야? 어?”   안야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인정하는 셈이었다.   진몽요는 황당해서 씩씩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갔고 경소경의 안방 문을 열자 그는 침대에서 깊게 잠들어 있었고 바닥엔 안야의 옷이 떨어져 있었다…   이불을 덮고 있었지만 그녀는 경소경이 아무것도 안 입고 있는 걸 알았다. 이런 결과는 절대상상도 못 했었다.   그녀는 자신이 미쳐서 경소경을 때리며 왜 아침까지 그녀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 했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동시에 그녀 본인에게 왜 그렇게 오래 고민했냐고 일찍 결정했더라면 이런 일이 안 생겼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이젠 다 늦어 버렸다.   역시나 신은 그녀의 편이 아니었다. 사랑과 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건 망상이었고 그녀는 결국 제일 잃고 싶지 않았던 걸 잃었다.   그녀는 깊이 고통받고 있었고 경소경은 편히 자고 있었다. 그는 어쩌면 지금 그녀의 기분을 평생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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