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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장

평소에 그는 일찍 귀가했지만 유독 오늘은 집에 가기 싫었고 혹시라도 들킬까 봐 어떻게 온연을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   노부인이 병실에서 했던 말을 떠올리자 그는 핸드폰을 꺼내 임집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저씨, 그 온지령 부부 지금 제 사무실로 오라고 해주세요.”   30분 후, 두 사람이 도착했다. 온지령은 목정침의 안 좋은 표정을 보고 무슨 일이 생긴 걸 알았고, 철없는 그녀의 남편은 웅장한 목가네 그룹 건물만 감상하고 있었다.   온지령은 쩔쩔맸다. “정침아… 우리를 여기까지 다 부르고 무슨 일이야?”   목정침은 차갑게 말했다. “할머니가 왜 병에 걸린 지 아세요?”   온지령의 남편은 온 몸이 굳었고 찔렸는지 코 끝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온지령은 그 일을 알리가 없었다. “이 날씨에 감기 걸리는 건 흔한 일이잖아. 평소에 내가 바쁘기도 하고, 엄마도 어디가 아프신지 말을 안 하셨어. 기침하시면 내가 약도 드리고 나름 챙겨드렸는데, 갑자기 쓰러지셔서 심각한 문제라는 걸 알았지. 이제 네가 책임지기로 했잖아. 돈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으니 엄마도 금방 좋아지실 거라고 믿어.”   목정침은 사망통지서를 던졌다.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좋아져요?”   온지령은 순간 벼락이라도 맞은 듯 한참 멍 해졌다가 사망통지서를 주웠다. “아니… 네가 왔을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갑자기… 이렇게 됐다고? 그럴리가 없어… 우리 엄마 건강해. 단지 폐렴에 걸렸을 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떠나? 너 거짓말 하는거지?”   목정침은 아무 말없이 차가운 동공으로 온지령의 남편을 응시하고 있었다. 온지령의 남편은 그의 시선에 털이 쭈뼛섰다. “왜 날 그렇게 봐? 노인네가 죽을 때 나는 그 자리에 없었는데, 내가 그렇게 만들었어? 이제 죽었으니 우리가 받아야할 건 받아야지. 내가 온지령이랑 결혼한 그 날부터 계상해서, 우리랑 20년을 사셨어. 온지원은 이미 죽어서 효도도 못 했고, 온연은 어렸으니까 그렇다 치고. 이제 컸으니까 20년중에 그래도 10년치는 부담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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