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노은정이 우연히 그 사진첩을 발견했다는 것을 깨달은 강윤빈은 밤새 잠에 들 수 없었다.
그는 밤새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되짚었다.
십여 년의 시간동안 그가 유세정을 쫓고 있었다면 그녀와 결혼한 3년 동안은 그에게 있어 짝사랑을 내려놓는 과정이었다.
유세정이 결혼한 순간부터 그는 그녀를 여동생으로 대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항상 자신을 쫓던 노은정을 그는 친구라고만 생각했다.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을 가지지 못한 고통을 알기 때문인지, 그는 그녀에게 줄곧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런 감정은 오래도록 이어져 두 사람이 다시 만난 3년 전의 그날까지 이어졌다.
다시 그녀와 눈을 마주쳤을 때, 그는 그녀가 자신을 놓지 못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결혼 독촉에 시달리는 동안 그는 반복해서 고민했다.
부모님 말대로 안면식도 없는 여자랑 선을 보고 결혼할 것인가? 아니면 노은정의 마음을 받아주고 그녀에게 기회를 줄 것인가?
결국 고민 끝에 그는 만약에 그녀와 결혼한다면 어쩌면 그녀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어린 강윤빈은 거만하게도 자신이 그녀의 소원을 이루어 주었고 끝을 알 수 없던 그녀의 짝사랑은 이로써 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의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옆에 두고도 그 사람의 마음을 가지지 못하는 고통이 더 절망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정은 그에게도 고통이었다.
한쪽은 이미 잃은 사랑, 한쪽은 곧 진입하게 될 혼인의 장벽.
그는 둘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헤맸고 자아가 둘로 쪼개지는 기분이 들었다.
미칠 것 같은 괴로움 속에서 그는 비공개 결혼이라는 제안을 생각해냈고, 노은정은 고민도 없이 흔쾌히 수락했다.
그렇게 강윤빈은 사랑하는 사람을 완전히 놓지도 못하고 어떻게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는지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 후 3년 동안 그는 거의 유세정과 연락을 하지 않았다. 가끔 친구들 모임에서 잠깐 본 게 다였다.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그는 전부 사진첩에 보관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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