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은준 오빠, 그만해. 나 때문에 오빠와 언니가 싸우게 하고 싶지 않아...”
김시아의 말 때문에 등을 곧게 편 김은준을 본 김유미는 삽시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한 치의 두려움도 없는 깡패 두목처럼 심수정과 김준수의 말도 듣지 않던 김은준이 지금은 이렇게 김시아의 말을 고분고분 듣고 있다.
김유미는 화가 나 미칠 것 같았지만 여전히 순진하고 착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언니, 내가 헬멋을 치워줄게. 어젯밤에 돌아오지 않았으니 분명히 피곤할 거야. 먼저 쉬어.”
“하지만 언니, 앞으로 이러면 안 돼. 갓 경성에 돌아와 환경도 낯선데 이러다 위험한 사람이라도 만나면 어떻게 해?”
얼핏 듣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나 말끝마다 김시아가 밤새 돌아오지 않았으니 방탕하다는 것을 암시했다.
김은준은 안색은 더욱 나빠진 채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김유미는 입꼬리를 살며시 올리며 김시아의 손에 들린 헬멧을 가지려고 손을 내밀었다.
“만지지 마.”
다른 사람이 자기 물건을 만지는 것을 싫어하는 김시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흘겨보았는데 이유를 알 수 없는 섬뜩함이 느껴졌다.
“언니, 그냥 들어주고 싶었어. 언니가 날 이렇게 싫어하는 줄 몰랐어...”
김유미는 놀란 표정을 지은 채 몸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싫어하는 게 맞아. 그러니 앞으로 나한테서 떨어져.”
김시아의 직설적인 말에 낯빛이 변한 김유미는 이내 눈동자를 굴리더니 얼굴을 붉히며 가엽게 말했다.
“은준 오빠, 언니가 나를 이렇게 싫어할 줄 몰랐어. 언니가 나를 싫어하니 나도 남아서 눈에 거슬릴 필요가 없어. 저택에 돌아가서 할아버지와 함께 있을래...”
김유미는 김은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감정을 제일 중히 여기는 김은준 앞에서 김유미는 일부러 불쌍한 것처럼 말했다.
슬픈 표정으로 위층으로 올라가서 짐을 싸고 한 걸음 내디뎠을 때 김은준은 예상대로 그녀를 막아섰다.
“유미야, 가지 마. 이곳도 너의 집이고 아무도 널 쫓아낼 수 없어.”
말을 마친 김은준은 다시 고개를 돌려 흉악한 표정으로 김시아를 보았다.
“십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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