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예전 같으면 강윤아는 이런 초대를 거들떠보지도 않겠지만 이젠 안 오려야 안 올 수가 없었다. 만약 이번 안무를 통해 구씨 가문의 칭찬을 받게 된다면 그녀도 박씨 가문에서 지위가 조금은 상승할 수 있을 테니까.
여기까지 생각한 강윤아는 또다시 허리를 곧게 펴고 큰소리로 외쳤다.
“맨 왼쪽, 거기, 다리 좀 더 높게 들어야지.”
뭇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안무 연습을 할 때 단장이 갑자기 굳은 얼굴로 들어오더니 날벼락 같은 통보를 내렸다.
“뭘 연습하고 있어! 싹 다 집에 돌아가!”
갑작스러운 단장의 호통에 뭇사람들은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봤고 의자에 앉아있던 강윤아도 일어나서 단장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잘하고 있는데 갑자기 왜요?”
단장은 그녀만 보면 울화가 치밀어오르지만 아직 박도준의 와이프라는 신분이 있다 보니 냉랭하게 말할 뿐이었다.
“내가 어떻게 알겠어? 방금 구씨 가문의 연락을 받았는데 이 공연 취소됐대.”
단장의 대답은 달궈진 팬에 떨어진 물방울처럼 연습실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뭇사람들은 무대 위에서 쉬쉬거리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심지어 착잡한 마음에 울음까지 터트렸다.
이번 공연으로 번 돈이면 생활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텐데 갑자기 취소됐다고 하면 그녀들은 어떡하란 말인가?
줄줄이 이어진 울음소리에 강윤아도 사색이 되어 주먹을 꽉 쥐고 단장에게 따져 물었다.
“왜 취소됐는데요?”
단장은 아무리 분노를 참아보려고 해도 그녀가 집요하게 캐물으니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어떻게 알겠냐고? 고객이 춤추다가 다쳐서 더는 공연을 보기가 싫대.”
대부분 무용수들은 신인이거나 그때 그 안무에 참석한 적이 없어 단장이 말한 고객이 정하온이란 걸 아예 몰랐다.
그날 강윤아는 어떻게 연습실을 떠났는지 생각나지도 않았다. 오후 햇살이 너무 따가워서 눈이 시렸지만 그녀는 전혀 못 느낀 채 집까지 돌아갔다. 마침 외출하려던 박도준과 정면으로 마주쳤고 그녀가 먼저 물었다.
“어디 가?”
“신경 꺼!”
박도준은 그녀를 아예 무시해버리고 밖으로 나갔다.
방금 안해원은 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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