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77화
백아름이 들어있는 얼음 조각상을 바라보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임동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아름 누님! 제가 구하러 왔어요.”
다만 백아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임동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백아름에게서 산자의 기운이 왕성한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대답을 안 해?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안 들릴 수가 없잖아. 얼음 동굴 안에 있는 극한의 한기가 이미 아름 누님의 천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인가? 아름 누님의 지존급 상급 실력이라면 10년은 물론 8년을 버티는 것도 전혀 문제 되지 않을 거라고 찬영 누님이 알려줬었는데... 이제 고작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천성이 변했을 리 없어...’
임동현은 예견치 못한 상황에 조금 당황했다.
만약 한 사람의 성격이 완전히 바뀐다면 더이상 예전의 그 사람이 아니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임동현은 볼륨을 높여 다시 소리쳤다.
“아름 누님! 내 말 들려요? 임동현이라고요! 제가 누님을 구하러 왔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침묵뿐이었다.
임동현은 미간을 한껏 찌푸렸다. 결국 참지 못하고 정신력 한 가닥을 방출하여 백아름의 상황을 알아보려 했다.
정신력이 백아름의 얼음 조각상에 부딪혔을 때, 임동현은 다시 새로운 환경에 이르렀다. 막 기운을 폭발시켜 이곳에서 빠져나가려 할 때 임동현은 문득 이곳이 익숙하다는 것을 느꼈고, 이내 주위를 살펴보았다.
‘애초에 아름 누님과 정신력으로 하나가 됐던 곳 아닌가?’
곧이어 임동현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백아름이 보였다. 빨간색 긴 치마를 입은 백아름은 혼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그를 바라만 볼 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임동현은 백아름이 뚫어지게 쳐다보자 민망했다.
“어허... 음... 저기, 아름 누님, 괜찮으세요?”
백아름은 임동현의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동현아, 나는 내가 얼음 동굴에서 100년을 꼬박 채워야만 할 거로 생각했어. 그때가 되면 바깥세상 풍경은 여전해도 사람은 달라져 있을테니까. 나도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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