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장
임지연은 육진우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며 약간 당황스러웠다.
육씨네와 소씨네 가문 사이에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건가?
“같은 스승님을 모시는 제자였어요.”
임지연이 답했다.
같은 스승님?
육진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소우명이 어려서부터 이상하게 의학에 관심이 많아 고등학교 이후 의학을 전공하려 해외로 떠났었다.
그러니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그는 알 도리가 없었다.
이내 임지연이 의술에 능하다는 걸 떠올린 육진우는 자신의 의심을 거두고 있었다.
우연이겠지...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소우명하고 가까이 지내지 마. 좋은 사람 아니야.”
육진우의 답을 듣고 나자 임지연은 소우명하고 육진우 사이에 분명 원한이 있을 거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임지연이 답하지 않자 육진우는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와 말을 덧붙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해해 보여도 마음이 고운 사람은 아니야. 그 사람하고 같이 다녀서 별로 좋은 꼴을 못 봐. 그러니까 거리를 두는 게 좋아.”
누구를 믿어야 할까?
임지연은 입술을 오므리며 침묵을 지켰다.
육진우는 그녀를 힐끔거리다 재차 입을 열었다.
“준비해. 내일이면 아버지 생신 잔치에 가야 할 거 아니야.”
임지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당신도 가게요?”
“응.”
육진우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집에서 인터넷에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어. 그 집안 딸인 당신이 나타나고 그 옆에 내가 없으면 언론에서 당신을 엄청 비난할 거야.”
이번에 임씨네 집안 사람들이 그녀를 기어코 참석하라고 한 이유는 곧바로 육진우 때문이었다.
육진우가 그 생일 잔치에 나타나기만 하면 사람들은 두 집안 사이에 친분이 두터운 줄로 알고 가문의 경제난도 해결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무슨 목적인지 모르는 건 아니죠?”
임지연은 맑은 눈초리로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육진우가 답했다.
“알아. 그래도 난 너하고 같이 갈 거야.”
그 말에 비록 애정이 담겨 있는 듯하지만 임지연은 육진우하고 그녀 사이에 합작만 남아있다는 걸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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