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육진우는 운전대를 잡은 채 앞을 내다보며 답했다.
“할머니가 편찮아지신 이후로 제가 결혼해 손주를 안겨드리길 바라셨어. 하지만 나한테 접근하는 여자라 하면 다들 내 돈을 탐했었어.”
임지연이 답했다.
“그럼... 난 뭐 때문에 당신한테 접근한 것 같아요?”
“내 몸을 탐해서 아닐까?”
눈썹을 치켜올리며 답한 육진우의 미간에는 기분 좋은 표정이 서려 있었다.
이 남자는 참 뻔뻔하기도 하지!
임지연은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임진우가 한 말들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애초에 술집에서 그 수많은 남자들 중에서 가장 잘생긴 육진우를 단번에 골랐으니 말이다.
임지연이 침묵을 지키던 사이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번호를 확인한 후 표정이 금세 굳어버렸다.
정순자가 이 시점에 무슨 일로 전화를 한 거지?
임지연이 휴대폰만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는 걸 보고 육진우가 입을 열었다.
“임씨네 집안 사람이야?”
임지연이 답했다.
“네.”
육진우는 운전대를 잡고 있던 한 손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받아. 지금 넌 육씨네 사모님이라 그 사람들이 감히 너한테 무슨 짓 못해!”
‘사모님’이라는 호칭이 그녀의 가슴을 쿵쿵하고 두드리는 기분이 들었다.
잔뜩 긴장한 채로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그녀는 조금 진정한 뒤에야 전화를 받았다.
정순자의 아부 소리가 이어서 들려왔다.
“지연아, 드디어 전화를 받았네! 난 또 뭐 급한 일 있는 줄 알았어.”
정순자하고 쓸데없는 말을 섞기 싫은 임지연은 싸늘하게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정순자는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그게 말이야. 3일 뒤면 네 아버지 생일이잖아. 아무리 그래도 네가 아버지 친딸인데 참석은 해야 되지 않겠어? 그냥 간단하게 열리는 행사라 친한 지인들만 모셔서 집에서 거행할 거야. 잊지 말고 꼭 와.”
임건국의 생일잔치?
임지연은 눈가에 비아냥스런 미소가 걸려 있었다.
1년 전 그녀가 임씨네로 돌아왔을 때 며칠 되지 않아 임건국의 생일 잔치를 열었었는데 그들은 고상준하고 아직 결혼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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