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장
육진우는 나지막이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녀의 허릿살을 살짝 꼬집었다.
임지연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고 자신의 입으로 애매한 목소리가 나온 걸 느낀 그녀는 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입 가리지 말고 그냥 이대로 있어요. 그러면 할머니가 금방 떠날 거예요.”
육진우의 자성을 띤 목소리가 귓가로 계속하여 울려 퍼졌고 부끄러운 임지연은 잔뜩 긴장해 있었지만 여전히 그의 말을 따르고 있었다.
또 남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는 어르신을 발견한 아저씨는 다소 어이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어르신, 얼른 돌아가서 쉬셔야죠. 시간이 많이 늦었어요.”
어르신은 얼른 몸을 일으키더니 겸연쩍은 듯 헛기침을 내보였다.
“나는... 마침 문이 살짝 열려 있길래 닫아주러 온 거야. 이상한 생각하지 마.”
앞으로 걸어가던 어르신은 문득 뭔가가 떠오른 듯 발길을 멈추었다.
“이 일은 진우한테 알려주지 마. 알았어?”
아저씨는 어르신을 부축하고 있었다.
“어르신, 자손들은 자손 복이 따로 있는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르신이 잘 알아서 할 거예요.”
어르신은 유유히 한숨을 내쉬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그걸 몰라서 이러는 것 같아? 몸이 점점 나빠지고 있기도 하고 의사 선생님들이 얼마 살지 못한다고 하니까 죽기 전에 우리 진우가 행복해하는 걸 보고 싶어서 그러지.”
어르신의 말로 인해 아저씨는 침묵을 지키다 잠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며칠 동안 지연 씨가 침을 놔준 덕분에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면서요. 걱정 마세요. 아무 일 없을 거예요.”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어르신도 마찬가지다.
10년 넘게 앓아온 몸이라 모든 의사들이 가망이 없다고 했으니 어르신도 희망을 품을 수가 없었다.
희망이 크면 실망 또한 커질 테니 말이다.
“알았으니까 너도 얼른 들어가서 쉬어.”
어르신은 걱정을 시키고 싶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임지연은 잠에서 깨어났고 곁에는 육진우가 없었다.
자기도 모르게 어젯밤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고 나자 그녀는 얼굴이 후끈거렸다.
다행히 임진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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