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육진우는 입술을 깨물었다.
어르신한테 약을 탔을 사람은 집안에 그 사람밖에 없을 텐데 지금은 증거가 없으니 아버지 또한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알았어요. 일단 치료부터 진행해 줘요.”
육진우는 말투가 조금은 누그러들었으나 온몸에 싸늘한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네. 이따가 할머니한테 침을 놓을 거예요. 한 달 정도 지나면 몸이 많이 좋아지실 거고요.”
임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후가 되어 임지연은 어르신한테 침을 놓아주었다.
침을 맞은 후 눈이 맑아진 어르신은 걱정스런 얼굴로 육진우를 바라보며 미소를 보였다.
“진우야, 우리 지연이 정말 대단해. 침 몇 번에 몸이 엄청 상쾌해졌어.”
육진우는 천천히 다가와 어르신 앞에서 몸을 구부렸다.
“다행이네요. 할머니, 몸조리 잘하세요. 다음 주 화요일에 저하고 지연이 결혼식에 참석해야죠.”
어르신은 순간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너하고 지연이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내가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도록 할게. 걱정 마.”
결혼식의 준비는 임지연하고 육진우가 신경 쓸 필요 없이 어르신이 손수 분부하고 있었다.
임지연도 생각 정리를 마친 상태였다.
어차피 어르신은 어디에서 결혼식을 하던 참석할 테니 말이다.
요 며칠 육진우는 뭐 하느라 바쁜 건지 자주 집을 비우고 심지어 저녁에는 늦게 돌아오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임지연은 그가 고객들한테 잘 보이기 위해 집을 늦게 드나들고 있다고 여기며 어르신이 집에 있으니 밤을 새울 수가 없어 아무리 늦어도 집에 돌아오는 거라 생각했다.
다음 날 오후.
임지연이 어르신한테 침을 놓은 뒤로 문밖에서 황갈색의 양복을 남자가 들어왔다.
그 남자는 온화한 얼굴에 금테 안경을 쓰고 있는 게 무척 점잖아 보였다.
“여사님, 안녕하세요. 제가 육... 진우 씨한테 서류를 가지러 왔어요.”
오고한은 육 대표님이라 부르려 하다 임지연을 확인하고 나서 즉시 말을 바꾸었다.
“진우? 방금 전화가 왔었어. 물건이 서재에 있다고 하더라고. 지연아, 서류 가져다줄 수 있겠어?”
어르신은 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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