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장
“우린 나가요. 어딘가 더럽다는 기분이 들어서 싫어요.”
임지연이 말을 건넸다.
“그래.”
육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난 뒤 임지연의 손을 잡고 자리를 훌쩍 떠나버렸다.
조금 멀리 걸어 나가고 나자 육진우는 검은 눈망울에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우리 사모님이 이토록 대단한 사람인 줄 왜 전에는 전혀 몰랐던 걸까.”
임지연은 입술을 오므렸다.
그녀는 종래로 아무한테나 괴롭힘을 당하는 자가 아니었다.
전에는 할아버지의 일로 인해 임씨네 가문의 도움이 필요했으니 말을 잘 듣는 척 연기를 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후회돼요?”
임지연이 물었다.
“후회될 게 뭐 있어. 우리 집안 사모님으로서 이 정도 기세는 있어야 사람을 제압할 수가 있는 거야.”
육진우는 그녀와 나란히 거실로 향했다.
왠지 모르게 육진우가 ‘사모님’이라는 호칭을 쓸 때 임지연의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고 있었다.
한참이 흘러도 육진우는 이 집안을 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임지연은 살짝 의아해졌다.
“여기에 계속 있게요?”
“이따가 좋은 구경거리가 있으니까 그거 보고 가.”
육진우는 그녀를 데리고 남들의 시선을 받지 않을 만한 구석에 가서 자리에 앉았다.
좋은 구경거리?
그녀는 곧 정순자하고 임시월을 떠올렸다.
피가 섞인 그녀의 아버지는 육진우의 신분을 이용해 유명 인사들의 투자금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 다른 일들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그리고 이내 임지연이 뭐라 말하려던 찰나 육진우의 휴대폰이 울리고 있었고 상대가 뭐라 한 건지 육진우는 담담하게 답장하고 있었다.
“알았어. 조사 자료 나한테 전송해.”
그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임지연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말을 내뱉었다.
“무슨 일 있어요?”
“정순자 씨가 전에 유영석 내연녀였어.”
육진우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그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임지연은 어리둥절해졌다.
분명 그녀가 태어나기 전에 정순자하고 임건국은 관계가 두터운 사이었고 그때만 해도 정순자는 고작 스무살이었다. 그러니까 정순자는 임건국을 만나기 전에 유영석하고 놀아났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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