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장
“역시 남녀가 함께 일하면 덜 힘들지.”
송민철은 크게 웃으며 조금 익살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소은혜는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송민철과 양명희를 몰래 쳐다보았다.
‘이 두 사람은 설마 민준혁과 소은비를 맺어주려는 건가?’
민준혁은 무표정한 채 곧은 자세로 앉아있었다. 그는 학교에서 4년 동안 생활하면서 송민철의 말투에 익숙해졌다.
그때 송민철은 그의 대학 1학년 담임교사였고 훈련할 때 늘 이렇게 말했다.
“결혼하고 나서 아내와 한 시간도 못 버티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해.”
처음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냥 결혼 후에도 아내와 함께 침대에서 체력 훈련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 싶었다.
그렇다면 그는 절대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나중에 그는 서북부에서 몇몇 결혼한 전사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서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소은비는 양명희 옆에 앉으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었다.
“준혁아, 어제 집에서 박유나라는 고등학교 선생님을 소개해 줬다며?”
곧이어 양명희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고 표정도 조금 진지해졌다.
세상에 이렇게 우연한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 집에 돌아온 소은비는 부대 단지에서 그날 백화점에서 만났던 모녀가 민씨 가문으로 들어가는 걸 봤다고 했고, 그들의 대화를 듣자니 민준혁의 맞선 상대인 것 같다고 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박유나는 너무나도 오만하고 속물이었다. 사람을 꼭 벌레 보듯 하는 그녀에게서 교사로서의 품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민준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심하게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동의했어?”
양명희는 민준혁의 얼굴 표정을 주의 깊게 살폈다.
“아니요.”
“준혁이 네 안목이 그렇게 나쁘지 않을 줄 알았어.”
양명희는 웃으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이틀 전 백화점에서 그 모녀를 만난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그 모녀는 정말 너무 뻔뻔하고 무례했어. 은비가 입은 노란색 원피스가 예쁘니까 와서 빼앗는 거 있지. 본인이 입겠다고 은비 보고 막 벗으라고 강요하더라니까. 우리가 돈을 가져오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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