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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결국 소은비는 12kg짜리 큰 수박을 골랐다. 가격은 1kg에 90원이었다. 소은비가 바지 주머니에서 지폐를 꺼내자마자, 민준혁이 다가와서 2천 원을 내밀었다. “단장님, 이모가 저한테 돈 주셨어요.” 민준혁이 이미 떠났다고 생각한 소은비는 조금 의아했다. “넣어 둬.” 이때 모자를 쓴 수박 장수가 돈을 받을 때 민준혁의 군 계급을 보고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가씨, 남편이 대단하네. 젊은 나이에 이렇게 높은 계급이라니.” “아니에요, 오해하셨어요. 저는 가정부예요.” 소은비는 서둘러 해명했다. 이 시대에 젊은 남녀가 함께 외출해 물건을 사면 쉽게 오해받기 일쑤였다. 그리고 민준혁은 무표정으로 몸을 구부려 수박을 차에 실었다. “아아...” 수박 장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약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소은비에게 거스름돈을 건네주며 말했다. “그럼 장관님이 잘 해주네. 이렇게 차를 몰고 수박 사는 데 동행해 주다니.” “아저씨, 장관님은 여자 친구가 따로 있어요. 제 동생이에요.” 소은비는 다시 한번 설명했다. “아, 그렇구나.” 그러자 수박 장수는 더 이상 추측을 하지 않았다. 소은비는 거스름돈을 받아 민준혁에게 돌려주었다. “차에 타. 냉면과 수박은 뒷좌석에 같이 놨어.” 민준혁은 돈을 받지 않고 곧장 차에 올랐다. 냉면 가게는 수박 가게 바로 맞은편에 있었다. 소은비가 수박을 고르며 장수와 가격을 흥정하는 동안, 민준혁이 냉면을 사 왔다. “얼마예요? 제가 드릴게요.” 소은비는 당연히 그가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는 것을 거절하지 않았다. 이 더운 날씨에 큰 수박을 안고 돌아가면 땀이 줄줄 날 것이 뻔했기에 그녀는 바로 뒷좌석에 탔다. 그리고 민준혁은 아무 말 없이 한 손으로 보조석에 기대어 백미러를 통해 부대 아파트로 방향을 돌렸다. 짧게 깎은 머리카락이 그의 차가운 옆모습을 더욱 부각시켰다. 굵은 목과 훈련으로 다져진 갈색 팔 근육, 혈관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어 야성미를 더했다. “저 장부 기록해야 해요.” 소은비는 주머니에서 작은 장부를 꺼내어 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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