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엄마, 은비는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애가 아니에요. 그냥 열심히 일해서 경력이나 쌓고 자아개발을 하기 위해서라고요.”
민용수는 진영자와 생각이 달랐다.
“밥할 줄도 모르면서 아줌마더러 가정부 일을 소개해달라고 하는 건 뭐야? 애가 진짜 약아빠졌어. 가정부를 쓰는 집안이면 다들 잘 사는 집안인 걸 알고 그 집에 들러붙어서 아들까지 꼬시려는 거지 뭐. 우리 집안 체면을 봐서라도 그쪽에서 하는 수 없이 결혼식을 치러줘야 하지 않겠어?”
진영자는 이토록 계략이 많은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그녀는 결국 아침밥도 거른 채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고 방으로 돌아갔다.
“할머니, 노여움 푸세요.”
소은혜가 따라오며 그녀를 위로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늦게 말하는 건데. 은비가 그 집에서 밥을 짓고 사고를 치거든 할머니랑 아저씨도 더는 이 집에 남겨두지 않을 거잖아.’
하지만 일이 이렇게까지 된 이상 소은비가 돌아온다고 해도 민씨 저택에서 더는 편히 지낼 수 없을 것이다.
‘좋아, 전부 네가 자초한 일이야 소은비!’
그 시각 민준혁은 통화를 마치고 곧장 송민철 아들이 있는 부대 병원에 전화를 걸었지만 송 의사가 응급 환자를 구하고 있으니 빨라도 한두 시간이 지나야 수술실에서 나온다고 했다.
민준혁은 마지못해 홀로 송민철의 집에 다녀올 예정이었는데 이제 막 건물에서 나올 때 유정훈이 쫓아오며 위에서 파일 하나가 내려왔다면서 긴급회의를 소집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군부대의 명령은 철석같이 지켜야 하니 민준혁도 일말의 망설임 없이 곧장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가 끝나고 돌아오자 어느덧 열한 시 반이었다. 다시 한번 부대 병원에 전화를 걸었지만 송 의사는 여전히 수술실에 있다고 전해졌다.
그는 차 키를 챙겨서 부랴부랴 송민철의 집으로 향했다.
전에 사관학교에 다닐 때 그의 집에 한 번 와본 적이 있어 어렴풋이 3층 오른쪽 첫 집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송 교장님 집에 새로 온 젊은 가정부 말이야. 음식 솜씨가 아주 끝내주던데. 갈비찜을 했는데 아니 글쎄 고기 냄새가 우리 교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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