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휴, 저도 귀사의 잔금을 미뤄서 류 팀장님을 고생하게 해서 마음이 불편하네요. 이제 점심시간인데, 같이 식사하시면서 제가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돈을 빌릴 수 있는지 알아보는 건 어떨까요? 류 팀장님, 어떠세요?"
고진용은 음흉한 눈빛을 반짝이며 초대했다.
"식사는 사양할게요. 잔금 결제를 할부로 내게 되시면 제가 더 큰 죄를 짓는 거죠."
류아영은 고진용이 자신에게 품고 있는 작은 속셈을 단번에 알아채고 거절했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또 봐요."
그리고 손을 흔들며 두 사람은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태평아, 네가 잘못한 걸 알고 있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마자 류아영은 원래 웃음기 가득했던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아영 누나, 고진용은 그냥 잔금을 안 주려고 하는 거예요. 그리고 계속 누나 가슴을 쳐다보면서 누나를 희롱하려는 의도가 분명한데 그걸 모르는 거예요?"
류아영의 말에 진태평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너도 아침에 계속 쳐다봤잖아? 남자라면 눈이 멀지 않은 이상 다 쳐다보게 돼 있어."
류아영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네가 방금 한 말로 모든 퇴로를 막아버렸어. 아니면 오늘 잔금을 받아올 확률이 80%는 되었을 텐데."
"퇴로요?"
순간 진태평은 멍해졌다.
"그래, 퇴로!"
류아영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지혜로움이 깃든 눈빛을 반짝였다. "사업은 전쟁 같지만, 전쟁보다 훨씬 복잡하고 변화무쌍해. 일을 할 때는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상대방을 적으로 돌리지 않도록 해야 해."
"아니, 적이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지. 우리 마케터에게는 그 사람들이 우리 생계의 원천이야.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돼?"
진태평은 약간 혼란스러웠다. '마케터가 이렇게까지 비굴해야 해?'
다만 이것보다 류아영이 어떻게 잔금을 받아올지 더 궁금해졌다.
"하지만 네가 한마디로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넣었으니 고진용이 어떻게 대답할 수 있겠어?"
"넌 아직 너무 어려."
그러면서 류아영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약간의 상실감을 드러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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