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5장
"내가 왜 존중해 줘야 하는데?"
진태평은 정말로 화가 났다. 그는 잘난 척하려는 사람도 아니었고, 마홍규 앞에서 자신을 증명해 보일 생각도 없었다. 다만 그들의 행동이 너무나도 멍청해서 화가 났다.
수술 후 환자가 깨어나지 않고, 아직 고비를 넘기지 못한 건 둘째 치고, 천해시 대학병원이 마트라면, 한방 대학병원은 동네 슈퍼에 불과했다.
머리에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중환자를 큰 병원에서 작은 병원으로 옮기는 멍청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 원수 같은 자식.’
상황이 급하다 보니 정문용의 체면을 고려할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진태평은 정문용의 의술이 눈에 차지 않았다. 사부님의 말대로라면 정문용은 한의학의 문턱을 갓 넘은 초짜였다.
‘최고의 신의는 무슨.’
"태평아."
제일 먼저 반응을 한 소은설이 진태평의 옷소매를 당겨, 신의의 체면을 조금은 살려주라고 눈치를 주었다.
"큰아버지는…"
더 이상 마홍규와 상대하고 싶지 않았던 진태평이 고개를 돌려 진혁수를 바라봤으나, 역시나 마홍규가 나서 말을 잘랐다.
"진태평, 정신 좀 차려. 네가 뭐라고 신의님을 무시해? 그분은 천해시 최고의 신의님이시라고."
마홍규가 찰나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버님, 민아야, 들었죠? 쟤 방금 하는 말 들었어요? 사람이 저렇게 나대서야 원."
진혁수는 아무런 말 없이, 눈썹을 찌푸리며 불쾌한 내색을 드러냈다.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듬직해진 줄 알았던 진태평의 입에서 이런 건방진 말이 나오자, 최고의 신의 정문용도 무시하는데, 자기는 얼마나 더 업신여길지 가늠이 안 됐다.
"진태평, 어제 네가 도와준 일은 고맙게 생각해. 근데 방금 네가 한 말은 너무 건방졌어. 아무리 그렇다 해도 말은 가려 해야지."
오민아가 나서서 마홍규의 편을 들었다.
"네 전여친이 이 곳에서 근무하고 있어. 게다가 방금 와서 이상한 말까지 하고 갔고. 너라면 이런 상황에서 계속 치료받게 둘 수 있어?"
"그리고, 너만 아는 사람 있는 거 아니야. 우리도 있다고. 네가 정문용 신의님을 무시하든 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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