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장
"신의라니요?"
마홍규의 안색이 극도로 어두워졌다. 어렵게 청해 온 분이신데, 진태평의 앞에서 굽신거리며 아부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놀랄 게 뭐 있어. 태평이는 의대 출신이고, 이 병원에서 실습도 했었는데."
오히려 진혁수가 덤덤했다. 그는 3년이란 공백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묻히지 않은 조카의 재능에 내심 뿌듯했다.
‘보석이라면 어디서든 빛나기 마련이지.’
그 말에 마홍규는 똥 씹은 표정을 지었고, 표독스럽게 진태평을 노려봤다. 조인욱을 불러옴으로써 자신을 내세우려했으나, 일이 이 지경이 되니 그도 그럴 만했다.
진태평이 조인욱을 위아래로 훑으며 다시 물었다.
"누구세요? 제가 그쪽을 만난 적 있나요?"
"흠…"
조인욱은 조금 머쓱했으나, 기분 나쁜 티를 내지 않고 웃으며 설명했다.
"신의님께서 저를 모르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방 여사님을 치료하시던 날, 제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의술에 그저 탄복할 따름입니다."
"아, 네."
조인욱의 열정적인 태도에도 진태평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태평아, 이분은 우리 병원 소아과 교수님 조인욱, 조 선생님이셔. 의술이 뛰어나시고, 평소에도 날 많이 챙겨주셨어."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소은설이 입을 열어 상황을 마무리했다. 진태평은 권세에 빌붙어 아부하는 자가 아니고,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한테 잘 보이려 하는 성격도 아니었다.
명예에 연연치 않는 것도 나름 좋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잘난 척한다고 보이기 십상이라 소은설이 나선 것이다.
"은설이 직장동료셨군요. 반갑습니다."
소은설의 말에 그제야 진태평이 손을 내밀어 조인욱과 악수를 했다.
"진 신의님, 소 선생이 퇴근하길 기다리시는 건가요?"
조인욱은 소은설을 바라볼 뿐, 진태평과 마홍규가 아는 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요. 저희 큰엄마가 교통사고로 입원하셔서, 지금 수술실에 계시거든요."
말을 끝낸 진태평이 구석에서 몰래 상황을 엿보고 있는 마홍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홍, 홍규 쟤랑 일행이셨어요?"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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