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장
진혁수가 웬일로 마홍규에게 핀잔을 주지 않고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태평아, 시간도 많이 늦었는데, 먼저 돌아가서 쉬도록 해. 여긴 우리 쪽 사람들이 있으니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하마."
진태평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큰아버지. 제가…"
마홍규가 갑자기 진태평이 하려던 말을 잘랐다.
"오늘 빌린 돈은 전부 갚을 테니까 걱정 말고 먼저 들어가. 우리한테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안 챙긴 거니까."
"네 돈 떼어먹을 생각 없다고."
"내가 언제 돈 얘기했어?"
마홍규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은 충동을 겨우 참으며 진태평이 심호흡을 했다.
‘네가 말을 안 한다고 벙어리 취급하는 사람 없으니까, 제발 그 입 좀 다물어라, 홍규야.’
마홍규의 말에 오민아의 눈빛도 달라진 듯했다. 그렇게 진태평은 졸지에 빌려준 돈을 떼일까 봐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단 한 번도 돈 걱정이란 걸 해본 적 없는 그인데 말이다.
"난 의사고, 다른 과 선생님들이랑 의료업계 관계자들도 알고 있어. 그래서 뭐라도 도울 게 있나 싶어 남아있는 거야."
"그리고, 큰엄마가 다쳐서 입원하셨는데, 조카로서 옆에서 돌보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하하,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거지? 네가 의료업계 관계자들을 안다고? 누구? 설마 네 여친?"
마홍규의 얼굴에 비웃음이 가득했다.
"네가 3년 동안 어디 있다 왔는지 여기에 모르는 사람 있어? 네 주제에 무슨..."
마홍규가 말하다 말고 하찮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뒷말은 더 듣지 않아도 뻔했다.
그 말을 들은 진태평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주먹만 꽉 움켜쥐었다.
진태평이 애써 화를 누르고 있다는 걸 눈치챈 소은설은 마홍규에 대한 거부감이 점점 더 커졌다. 소은설도 마음 같아서는 마홍규랑 한바탕하고 싶었지만,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꾹 참고 진태평의 손을 잡아 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나마 그가 화를 조금은 가라앉히길 바랐다.
"다른 사람한테 증명해 보일 필요 없어. 누가 뭐래도 너는 너야."
소은설이 진태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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