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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잡이여우 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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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장

“옷을 벗는다고요?” 강유이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강성빈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진태평을 훑어보았다. ‘이 의사는 확실히 신통하지만 그다지 진지하지 않아 보여. 도대체 병을 치료하려는 건지 내 딸의 몸을 보려는 건지 모르겠네.’ “옷을 벗지 않고 연고를 옷에 바르나요? 아저씨 딸은 피부에 털이 없는 것이지 옷에 털이 없는 것이 아니에요.” 진태평은 당연히 강성빈의 불만을 알아챘지만 개의치 않았다. 의사의 눈에는 환자만 있고 남녀 구분이 없기 때문이다. “...” 말문이 막힌 강성빈은 가슴에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으나 풀 곳이 없었다. “태평 씨, 제가 두 가지 질문을 해도 될까요?” 강유이가 빨간 입술을 깨물며 부끄러운 듯 입을 열었다. “환자는 물론 질문할 권리가 있죠.” 진태평은 말하라고 손짓했는데 윤곽이 뚜렷한 얼굴은 시종일관 담담함을 유지했다. “첫째, 내 몸에 털이 없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요? 아빠가 외국에서 한동안 머물렀다는 건 어떻게 발견했어요?” 강유이가 의혹을 제기했다. 한의사가 그렇게 신기한 능력이 있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나는 의사이니 환자를 관찰하는 게 어렵지 않아요.” “그럼 내 몸에 다른 문제가 있다는 걸 맞출 수 있어요?” 이번에는 강유이가 직접 손을 내밀어 진태평에게 맥을 짚으라고 했다. “그래요.” 진태평도 사양하지 않고 세 손가락을 내밀어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너무 이상하다고 느낀 강유이와 강성빈 부녀는 눈을 마주치며 진태평의 의술을 걱정했다. 고통스러운 3분이 조용히 흘러갔고 강유이는 이젠 더 기다릴 수 없었다. “태평 씨, 저...” "위병이 있어요. 다이어트를 하고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아침을 거의 먹지 않죠.” 진태평이 입을 열었다. “네...” 강유이의 동공이 점점 커졌다. “3개월 전에 독감에 걸린 적이 있어요.” “어렸을 때 폐렴을 앓았는데 감기와 열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참, 당신은 처녀예요.” “...” 강유이는 입을 크게 벌리고 눈을 부릅뜬 채 그 자리에서 멍하니 있었다. “유이야, 멍하니 있지 말고 빨리 말해. 진짜야?” 옆에서 강성빈이 다급하게 물었다. “정말인지 아닌지, 아저씨가 아버지인데 몰라요?” 진태평은 강성빈에게 눈을 흘겼다. “...” 강성빈은 입꼬리를 실룩였지만 묻지 못했다. 아빠가 딸에게 처녀인지 물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네, 네, 다 사실이에요.” 강유이는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는데 그 충격은 한참 만에 회복되었다. ‘소름 끼쳐!’ 이건 투시 안이 아니라 분명 시공간을 넘나드는 눈이라는 생각에 강유이는 외계인을 보듯 진태평을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태평 씨, 당신, 당신 정말...” 강유이는 진태평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두 번째 질문은 뭐죠?” 진태평은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그는 신의가 아니라 단지 한의사일 뿐, 이것들은 모두 한의학의 기초에 불과했다. “왜 옷을 벗어야 하는지 알고 싶어요. 옷 안 벗으면 안 돼요?” 마음을 가라앉힌 강유이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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