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장
방금 류아영은 박재희에게 몇 미터 정도 먼저 출발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협상하던 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진태평이 갑자기 나타나 박재희가 데리고 다니는 똘마니와 마찰이 생긴 것이다.
“그래요? 오늘 밤 내가 승리하면 어떻게 할 건데요?”
진태평은 옅게 미소 지으며 의미 모를 자신감을 보였다.
“승리? 허.”
류아영은 고개를 저었다. “오늘 밤에 네가 이기면 날 너한테 줄게. 네가 어떻게 가지고 놀아도 돼. 어때?”
류아영의 말에 진태평은 순간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 너무 유혹적인 조건이었다.
“왜 만족이 안 돼? 이기게 되면 박재희가 너한테 절을 하고 아빠라고 부를 텐데, 이 내기 조건으로는 만족이 안 돼?”
진태평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류아영이 말을 덧붙였다.
“박재희가 아빠라고 부르는 건 별로 듣고 싶지 않은데, 아니면 누나가...”
진태평은 류아영을 힐끔 쳐다보았다.
“내가 너를 아빠라고 부르라고?”
류아영의 안색이 시퍼렇게 질렸다. “좋아, 네가 승리한다면 부를게.”
“약속해요.”
말을 마친 진태평은 엑셀을 전속력으로 밟으며 커브를 돌더니 다시 기어를 변환하고 속도를 올렸다. 차 내부의 엔진이 야수처럼 울부짖었다.
“천, 천천히...”
류아영은 무의식적으로 차 손잡이를 꽉 잡았다. 속도가 너무 빨라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진태평은 아무 대답 없이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빈번하게 기어를 바꾸며 슬며시 눈썹을 찌푸렸다. 두 눈동자는 마치 어두움 속에서 사람을 사냥하는 치타의 눈처럼 빛났다.
이번 레이싱에서 반드시 이겨야 했다.
커브를 돌 때야말로 진태평과 비틀이 가장 우세를 차지할 수 있는 시기였다.
마침내 산 정상에 거의 도착하려는 때, 진태평은 닛산 GRT를 따라잡았다. 그는 박재희의 차를 추월하지 않고 뒤에 바짝 붙어 따라가다 닛산 GRT가 커브를 돌며 속도를 줄인 틈을 타서 엑셀을 밟아 쉽게 추월했다.
“정말? 정말 이겼어?”
류아영은 눈앞의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박재희가 일부러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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