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장

“페이톤? 진짜 이 차를 사는 멍청이가 있네?” “머리가 잘못된 거 아니야? 돈이 넘쳐나나 보네. 나는 이 돈 있으면 벤츠나 BMW 아무거나 샀을 텐데, 거지 같은 폭스바겐보다 낫잖아?” 진태평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류아영을 바라보았다. 이때 입에 담배를 문 두 명의 젊은 청년이 그에게 다가왔다. “똑똑... 똑똑...” 두 청년은 예의 있게 차창을 두드렸다. “무슨 일이에요?” 차창을 내린 진태평은 두 청년을 훑어봤다. 열여덟에서 열아홉 살 정도 되어 보이는 두 청년은 얼굴에 앳된 티가 났고 옷차림을 보아하니 돈 있는 집안의 도련님처럼 보였다. “인터뷰 좀 합시다. 무슨 정신머리로 페이톤을 산 겁니까?” 젊은 청년은 생수병을 마이크처럼 들고 비아냥거렸다. “내가 어떤 차를 몰던 그게 당신과 상관있는 일인가?” 진태평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불쾌한 어투로 대꾸했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너무 오만 방자했다. 젊은 청년은 버럭 화를 냈다. “검소한 척 거지 같은 페이톤을 몰면서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구네? 내 AE86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관심 없어.” 진태평은 차 문을 닫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 류아영에 관해서는 괜한 오지랖을 부리고 싶지 않았다. 그날 밤, 술집에서 진태평은 류아영이 신중하고 명석하며 잔꾀가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여기 있는 애송이 녀석들은 류아영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리고 진태평은 류아영의 차량도 개조를 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겉으로 보기에 류아영은 도도하고 차가웠지만 사실 속마음은 뜨겁고 난폭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떤 여자가 미치지 않고서야 멀쩡한 비틀을 수동 기어로 바꾸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낮에 류아영이 자신을 대하던 태도를 떠올리면 진태평은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펑!” 그런데 진태평에게 무시를 당한 젊은 청년이 씩씩 화를 내며 차 보닛을 내려치더니 진태평을 가리키며 언성을 높였다. “내려, 당장 내려.” “그만 안 둬?”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