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차 안에서 아이를 안은 안채아는 피곤해서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앉은 채 말을 하지 않았다.
이제 곧 잘 시간인 양하율도 엄마 품에 안겨 눈을 지그시 감았다.
안이서도 말을 하지 않았기에 차 안은 조용했다.
아이가 있어 천천히 운전하던 연준호가 갑자기 말했다.
“우리 미행당했어.”
“네? 뭐라고요?”
깜짝 놀란 안이서는 자기도 모르게 뒤돌아봤다.
안채아도 뒤돌아봤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택시 한 대가 따라오고 있었다.
“아버지와 새엄마가 틀림없어.”
안채아는 안재원과 소현정이라고 단정했다.
“왜 우리를 따라오지?”
마음이 불안해진 안이서가 물었다.
‘안재원과 소현정이 왜 따라오는 거지?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 쉽게 눈에 띌 수 있어 곧 떨어뜨릴 것인데 이런 바보 같은 도둑이 있을 수 있을까?’
왜냐고 묻는 안이서를 보며 안채아는 쌀쌀하게 대답했다.
“왜일 것 같아? 이서야, 20여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들의 속셈을 몰라? 우리가 바보여서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아나 봐.”
언니의 말을 듣고 안이서는 곧 그들이 따라온 목적은 연준호의 집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았다. 그들의 거처만 알면 소현정은 언제든지 찾아와 말썽을 일으킬 수 있었다.
“껌딱지가 따로 없어!”
안이서는 두려웠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 이렇게 끔찍한 사람을 만났을까? 그중 한 사람은 아버지라니.’
안채아는 어쩔수 없이 연준호를 향해 말했다.
“매제, 저들을 따돌려요. 그리고 어디서 사는지, 어디서 일하는지 절대 알려주면 안 돼요.”
“네.”
연준호는 백미러를 통해 아이를 안은 안채아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허연우는 연준호의 정체가 안이서의 가족에게 알려지면 떨쳐버릴 수 없을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안채아와 안이서 이 두 자매의 태도를 보니 그 가족들과 달리 돈을 탐내는 비열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이런 성품을 가진 사람은 연준호의 주변에서도 찾기 힘들었다.
어릴 때부터 연준호의 주변에는 돈과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리가 밝은 처형을 보더라도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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