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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장

’쟤가 멍청한 거야 아니면 내가 멍청한 거야, 아직도 자기가 형님 은인인 줄 아나 봐.’ 진연훈은 유미자 곁을 지나갈 때 잠깐 멈칫하고는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은하 형수 정을 봐서 목숨을 살려준 겁니다.” 은하... “너...” 유미자는 깜짝 놀라 진연훈을 쳐다보았다. ‘얘가 어떻게 우리 딸 이름을 아는 거지?’ 유미자가 진연훈을 자세히 보자 기억 속 남자가 점점 어릴 적 소년과 겹치는 것이었다. 진씨 가문 어르신의 사생아 진연훈이었다! 전에 집에 찾아왔을 때 알아보지도 못하고 유지아가 B 시에 갔다고 알려주었었다. ‘진연훈이 여기 나타났다는 건 설마...” 유미자는 불안해하며 유지아를 돌아보았다. 유지아는 미니피크를 진연훈한테 넘겨주고 유지아의 팔짱을 끼고 말했다. “내가 모셔다드릴게요.” 두 사람이 마당에 나가자 검은색 지프차가 유미자와 이자연을 시골에 데려가려고 대기하고 있었다. 유지아는 간단하게 자기와 진연훈의 거래를 말했다. “걱정 마세요, 제가 알아서 잘 할게요.” 유미자는 유지아가 확정한 일은 무조건 해야 하는 고집불통이었기에 말려도 소용없었다. 유미자는 당부만 하고 내버려뒀다. 하인들은 육일호의 지시하에 바닥에 피를 가득 흘린 채 엎드려져 있는 이자연을 지프차로 옮겼다. 유미자가 보니 이자연이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이미 기절해 버렸다. 유미자가 침을 두 대 놓으니 지혈이 되었고 더 지체하지 않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 떠나갈 때 유지아는 유미자한테 은행카드를 한 장 주었다. “돈 없으면 나한테 말해요, 먼 길 찾아 일하지 말고요.” 유미자는 거절하지 않았다. “그래, 그쪽 일은 거절할게.” 유미자가 전에 의술의 신으로 불렸었는데 딸이 진씨 가문에서 그렇게 되고는 유지아를 데리고 이름을 숨기고 살았고 더는 그 이름으로 병을 보지 않았다. 하지만 고씨 가문에서 여전히 그를 찾아내서 고씨 가문 어르신의 병을 봐달라고 했다. B 시에 오면 유지아도 볼 수 있었기에 바로 동의했다. 하지만 이자연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자 고씨 가문 사람들의 진모를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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