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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장

다음 날. 유지아는 캐빈 학교 교복을 갈아입었는데 늘씬한 몸매가 평범한 연한 회색 교복을 아주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었다. 특히나 치마 아래로 보이는 햐얗고 긴 다리가 바로 옆에 있는 이자연과 비교되었다. 두 사람은 같은 차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는데 차에서 내리자 이자연은 자연스럽게 유지아와 거리를 두었다. 이자연은 유지아의 들러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두 사람은 바로 학교 문 어구에 커다랗게 쓰여 있는 글을 보게 되었다. [이씨 가문 둘째 딸 유지아가 네 개 과목 모두 만점을 맞은 걸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학교 문 어구에는 제복을 입은 여자들이 웃으며 학생들에서 작은 선물을 나눠주고 있었다. "이씨 가문 둘째 아가씨가 네 개 과목 모두 만점을 맞은 걸 축하하기 위해 오늘 학교 식당이 모두 공짜예요, 이씨 가문에서 쏘는 겁니다." 맨 앞에는 이씨 가문 하인 윤하가 서 있었다. 유지아는 할 말을 잃었다. '이렇게 오버스럽고 유난을 떠는 수단은 역시 졸부밖에 할 수 없어.' 이건우가 이렇게 대놓고 자랑하는 걸 본 이자연은 질투가 나지 않을뿐더러 기쁘기까지 했다. 그녀는 유지아한테로 다가가 경험이 많다는 듯 말했다. "너 이런 장면 처음이지? 조금 이따 아빠가 너한테 기자 앞에서 발표하라고 할 건데 미리 뭐라고 할지 생각해. 그때 가서 긴장해서 아무 말도 못 하면 어떡해." 매번 이자연의 생일이면 이씨 가문에서 연회를 열었기에 이런 장면은 진작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유지아는 산구석에서 자랐기에 만난 사람이 아마 캐빈 한 개 학년의 사람들보다도 적으니 분명 겁을 먹을 것이고 체면을 깎을 것이었다. "혹시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이렇게 말하면... 야, 너 어디가? 오픈 교실은 여기로 가야 해." 유지아가 자기 말을 아예 듣지 않고 계속 교사 건물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자연은 유지아를 따라가 그녀를 잡고 말했다. "함부로 다니지 마, 여기는 학교고 저기는 교사 건물이야. 여긴 산이 아니야, 네가 함부로 다니면 안 된다고." 이자연이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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