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윤지현은 잠시 찡그렸다. 최소한 이틀은 조용할 거라 생각했는데 고작 세 시간 만에 또 연락이라니.
그녀는 망설임 없이 전화를 끊고 바로 차단했다.
병원에서 심은우는 휴대폰을 허지호에게 건네며 물었다.
“집 문제는 어떻게 됐어?”
허지호가 즉시 보고했다.
“이미 준비됐습니다. 사모님께서 계신 13층 위로 20층에 마침 매물로 나온 집이 있어서 계약 완료했고 소유권 이전 절차도 마무리됐어요. 언제든지 입주하실 수 있습니다.”
“좋아. 잘했어.”
심은우는 만족한 듯 가볍게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가 싱가르에 가기 전부터 지시했던 일이었다.
윤지현과 조도현이 같은 건물에 사는 걸 막는 게 최우선 과제였지만 지금 당장 그녀를 설득하는 건 어려웠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같은 건물에 집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아내를 되찾는 건 장기전이었다. 지금 그녀가 아무리 차갑게 굴어도, 인내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접근하는 수밖에 없었다.
병실 안에서는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심은우는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
구서희는 얼굴이 부어오르고 입술에는 상처가 맺혀 있었지만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있었다.
“오빠...”
그녀는 힘없이 손을 내밀며 심은우를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의사가 별다른 이상 없다고 했어. 조금만 더 쉬었다가 퇴원하면 돼.”
그의 말투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전과 달리 그녀를 철저하게 외면하던 태도에서 다소 누그러진 기색이 엿보였다.
구서희는 그 미세한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됐다. 조금만 더 다가가면 돼.’
그녀는 눈물 맺힌 얼굴로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오빠... 한 번만 안아줘.”
그가 망설이자, 그녀는 재빨리 덧붙였다.
“오해하지 마. 그냥... 이제 오빠를 오빠로만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래.”
다시 눈물이 흐르자, 결국 심은우는 한숨을 쉬며 침대 가까이 다가갔다.
그 순간, 구서희는 기다렸다는 듯 그를 끌어안았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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