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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조도현은 심은우보다 키가 살짝 컸다. 심은우를 내려다보는 조도현은 마치 천한 것을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사라졌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심은우가 주먹을 꽉 쥐고 물었다. 손태호는 심은우가 이곳에서 주먹을 휘두를까 봐 겁나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안녕하세요, 심 대표님. 지금 지현... 아니, 윤 비서님이 저희 회사에 비서로 입사하셨습니다. 윤지현 씨는 현재 조도현 대표님의 수행비서입니다. 오늘 지사의 공장으로 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아 저희도 마침 윤 비서님을 찾으러 가고 있었습니다.” 수행비서? 조도현의 수행비서? 그 말에 심은우의 혈압이 그대로 솟구쳤다. 게다가 공장에 갔는데 연락도 안 되고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니... 심은우는 머리가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조도현의 차는 입구에 세워져 있었다. 운전기사가 차 문을 열어주었고 조도현은 심은우를 무시한 채 차에 탔다. 조도현이 호텔에서 나가자 심은우가 조도현을 뒤따랐다. 손태호는 백미러를 보면서 얘기했다. “어떻게 온 거지? 분명 아저씨가 흔적을 다 지웠다고 하셨는데...” “찾으려고 하면 방법은 많아.” 조도현은 심은우가 여기까지 온 것이 그렇게 놀랍지 않았다. 관심도 없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윤지현의 행방이었다. “어제 도대체 뭘 발견한 거야.” 손태호는 그제야 윤지현이 어제 발견한 사실을 조도현에게 알려주었다. 조도현은 그 말을 들으면서 직감이 좋지 않았다. “왜 이제야 얘기하는 거야. 만약 정말 수상한 점이 있었다면 사람을 보내서 알아봐야지. 직접 가면 어떡해.” “그...” 손태호도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심각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공장 시찰의 명의로 간 건데 공장 쪽에서 뭘 어떻게 했을 리가 없을 겁니다.” “만약 윤 비서가 이 일을 조사하는 걸 알고 윤 비서를 처리해 버린 거라면?” “...” 포커를 놀 때부터 윤지현이 얼마나 담이 큰 여자인지 알 수 있었다. 조도현이 이마를 문지르다가 얘기했다. “통지해. 1시간 내로 윤지현을 찾지 못하면 지사와 공장의 모든 인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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