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화
“...”
고유진은 심은우가 알아들었으리라 생각했지만 돌아온 심은우의 대답에 어이가 없었다.
“지현이를 사랑하면서 구서희랑 침대에서 뒹군 겁니까? 차라리 죽지 그랬어요!”
분노가 들끓어 고유진은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지금 당장 재떨이로 심은우의 머리를 가격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심은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찢어진 이혼서류를 홱 던졌다.
“윤지현이 팔고 태운 것들은 다시 찾아오면 됩니다. 윤지현의 마음까지도! 화해할 겁니다. 우리 둘은 결국 평생 함께할 겁니다.”
말을 마친 심은우가 자리를 떠났다.
고유진은 멍해 있다가 일어나서 심은우를 뒤쫓아가 소리질렀다.
“당신이 아까 찢은 건 복사본일 뿐이에요. 이걸로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요. 소용없으니까! 지현이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거니까!”
개자식.
바람피우고 즐긴 건 다 즐기고 나서 이제야 애틋한 척이라니.
고유진은 머리가 아파서 이마를 꾹 눌렀다. 심은우의 상태만 보면 이혼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
비 내리는 봄의 저녁은 늦은 가을처럼 쌀쌀하고 추웠다.
심은우는 별장 현관 밖의 계단에 앉아서 웨딩사진을 태우던 CCTV 녹화 영상을 되돌려보았다. 마당에 서 있는 윤지현은 슬픈 눈으로 심은우를 쳐다보면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라이터를 버려버렸다.
심은우를 그때 뭘 하고 있었던가.
녹화 영상 속의 심은우는 즐겁게 통화를 하고 있었다. 영상 밖의 심은우는 그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지금 당장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심은우는 윤지현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제발 용서해달라고 빌 것이다. 그리고 알려줄 것이다. 심은우가 사랑하는 건 윤지현뿐이라고.심은우의 얼굴 위에 빗물이 떨어졌다.
하지호가 우산을 들어주었지만 비가 너무 세게 내려 완전히 가려줄 수가 없었다.
하지호는 상사의 사생활에 끼어들기도 뭐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윤지현은 현명한 사람이었기에 언젠가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 예상했었다.
“가서 윤지현이 팔아버린 보석들을 다 다시 사와.”
“네.”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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