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크루즈가 바다 위를 유유히 나아갔다.
윤지현과 손태호는 다시 갑판으로 돌아왔다.
한편, 선실 안에서는 조도현이 많은 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채 중심에 서 있었다. 그는 언제나처럼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태도로 응대하며, 가끔 옅은 미소를 보낼 뿐, 안서연이 나타나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황대호는 손녀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려 애썼고, 황규진 역시 적극적이었다. 황규진은 계속해서 조도현과 대화를 시도하며, 호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조도현은 예의는 지키되, 철저히 거리를 두었다. 조도현에게 있어 황유진은 특별한 것도 없었고 가까이할 대상도 아니었다.
그 옆에는 안서연이 서 있었다. 차분하고 단정한 모습을 한 안서연은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마치 감정을 숨기려는 것 같았다.
‘하...’
윤지현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같은 여자로서 안서연의 마음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짠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조도현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
순간적으로 긴장한 윤지현은 조도현의 시선을 피하지도 못한 채 굳어버렸다.
조도현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아마 윤지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미 꿰뚫어 본 듯했다.
“손 비서님, 저 잠깐 바람 좀 쐬고 와도 될까요?”
당황한 그녀는 얼른 손태호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괜찮아요. 다녀오세요. 여긴 내가 볼게요.”
손태호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럼, 무슨 일 있으면 전화 주세요.”
윤지현은 구세주를 만난 듯한 얼굴로 서둘러 하이힐을 신고 자리를 벗어났다.
앞쪽으로 걸어 나온 윤지현은 난간이 있는 곳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거센 파도가 일렁이고, 멀리 보이는 도시의 불빛들이 점처럼 흩어져 밤하늘을 수놓았다.
몽환적인 밤공기가 그녀를 감쌌다.
몸도, 마음도 완전히 풀어졌다. 한동안 바닷바람을 맞으며 멍하니 있다가, 그녀는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고유진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이후 전화기를 꺼두었고, 이곳에 온 후로는 새로운 번호의 새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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