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다만 그는 곧장 머리를 내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 아직 만날 생각 없어.”
차윤서도 한 방에 성공할 거란 기대는 없었던지라 예상했던 대답에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언제 여자친구 필요하면 저부터 고려해주세요!”
서주노는 아무런 대답 없이 눈썹을 치키고 반짝이는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왜 꼭 나야?”
차윤서는 잠깐 당혹스러웠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았다.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그녀는 입술을 앙다물고 시선을 피했다.
“굳이 이유를 묻는다면 제 원픽은 꼭 대표님이어야만 해요!”
말미에 그녀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더없이 솔직한 대답이었다.
별안간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커피를 젓는 숟가락이 가끔 잔에 부딪히는 소리만 들려왔다.
한참 후 서주노가 시계를 보더니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휴식시간 거의 끝나. 차 비서도 이만 돌아가야지.”
“네, 알겠습니다.”
그녀가 익살스럽게 대답했다. 좀전의 실망한 기운은 마치 그의 환각인 것만 같았다. 서주노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이 커피는 내가 살게.”
차윤서는 웃으면서 고마움을 표하고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이때 만약 서주노가 고개를 돌린다면 그리움에 휩싸인 그녀의 눈빛을 바로 알아챘을 것이다.
그녀는 머리를 푹 숙이고 쓴웃음을 지었다.
“보고 싶어, 하준아...”
이때 불쑥 어두운 그림자가 그녀 앞에 드리워졌다. 고개를 들고 그를 본 순간 그윽했던 눈빛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또다시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차윤서의 행방을 알아낸 후 부리나케 달려온 박도하는 사색이 되었고 턱에 수염이 삐죽삐죽 자라서 몰골이 초라할 따름이었다.
그에 비해 차윤서는 화려한 모습으로 변했고 좀 전에 다른 남자랑 즐겁게 대화까지 나눈 걸 생각하니 사과의 마음이 싹 다 사라졌다.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차윤서를 째려봤다.
“방금 저 사람이 새로운 타깃이야? 너 연기 진짜 끝내주네. 저 남자는 알아? 네가 심장만 보고 들이댄다는 걸 말이야.”
차윤서는 야박한 그의 말을 듣는 척도 안 하고 차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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