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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장

“언니,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 그것 때문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이다빈은 피식 웃었다. “이은영, 하나만 물을게. 이 그림이 가짜라고 한 사람이 누군데? 누가 일부러 분위기를 그쪽으로 몰았는데? 다들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면 다들 바보로 보여?” 이 말에 사람들은 순식간에 이은영을 바라봤다. 이제 그녀가 도마 위에 오를 차례이다. “그러니까! 딱 봐도 진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은영이 가짜라고 했어.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니 이다빈이 주 대가를 알 리가 없었어. 그런데 그림을 손에 넣었다고 하니까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 모두 이은영 탓이야. 아까 그렇게 말하지 않았더라면 할머니가 홧김에 그림을 찢지 않았을 거야. 100억 원 짜리 그림이 이렇게 없어졌어.” “맙소사! 이것은 100억 원의 문제가 아니에요. 주 대가의 그림은 값을 매길 수 없어요. 구하기는 더더욱 어렵고요. 얼마나 많은 명문 귀족들이 주 대가의 그림을 구하려고 애를 쓰는데요. 그래도 한 점 구하지 못할 지경이에요. 어렵게 주 대가님께서 그림을 그려주셨는데 결국 이렇게 사라졌어요.” “쉿, 이 일을 외부에 발설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만약 주 대가님이 듣고 격노하면 이씨 가문에 분명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거예요.” 이진해와 임옥희 등은 처음에는 100억 원짜리의 그림이 없어져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주 대가에게 미움을 사게 될 결과에 대해 모두가 의논하는 것을 들은 후, 두 늙은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 모든 것은 이은영의 탓이다. 이은영은 목을 움츠린 채 고개도 들지 못했다. 연약하고 겁먹은 척하고 있었다. 속으로는 이다빈을 향해 백번 넘게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다 너 때문이야! 다들 내 탓을 하게 만들고! 기다려! 주 대가님 앞에서 망신당하게 할 테니까!’ 생신 잔치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반쯤 진행되었을 때 이은영은 일부러 이경미 옆에 다가왔다. “오늘 수능점수가 나왔는데 언니가 시험을 잘 봤을지 너무 걱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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