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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장

행복에 겨운 이 집 식구들을 바라보며 이다빈도 흡족스러웠다. “이따가 처방전도 써 줄 테니까 처방을 받은 뒤에 하루 세끼 제때에 챙겨 드려야 돼.” “알았어. 네 말에 따를게. 저녁에 여기서 자고 가지 않을래?” 최이나가 초대하고 있었다. “그건...” 이다빈이 거절하기도 전에 최이나가 그녀의 팔을 감싸안았다. “거절하면 안 돼! 우리 친한 친구 아니야? 나한테 옥팔찌도 선물 해주고 우리 엄마한테 백 년 인삼도 선물로 줬는데 내가 오늘 저녁에 내 몸으로 은혜를 보답할 거야.” 최이나는 장난식으로 말을 내뱉었다. 이다빈은 어쩔 수 없이 답을 했다. “그럼 잠깐만 기다려. 내가 이따가 현우 씨한테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해줘야 돼.” 그 말을 듣자 최이나는 조롱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공처가라는데 너희들만 부처가야. 친구 집에서 하룻밤 자는 걸로 가지고 보고까지 해야 돼? 나중에 둘이 정말로 관계가 확정 지었을 때 네가 철저히 통제당하면 어쩌려고 그래?” “얘기가 왜 그리로 흘러.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모르잖아.” 이다빈이 전화를 걸자 그 남자의 듣기 좋은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 끝난 거야? 내가 데리러 갈까?” “그게 끝나긴 끝났는데 여기서 하룻밤 자고 가야 될 것 같아요.” 박현우는 금세 눈살을 찌푸렸다. “오늘 돌아오지 않겠다는 거야?” “내가...” “네가 집에 없으면 나 혼자서 잠을 이룰 수가 없어. 너도 거기서 제대로 잠을 자지도 못할 거잖아.” 옆에서 대놓고 엿듣고 있는 최이나는 야유를 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다빈이가 오늘 밤에 나하고 같이 잘 거예요. 내가 꽉 껴안고 잘 테니까 아주 꿀잠을 잘 수 있을 거예요.” 박현우는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 “지금 저하고 다빈이를 뺏을 셈인 거예요?” “어...” 최이나는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기계적으로 몸을 돌리더니 이다빈을 쳐다보았다. “여자한테도 질투하는 거야?” 잠시 고민하던 이다빈은 진지하게 답했다. “사실상 동물, 식물 심지어 공기마저 질투해.” “어?” 최이나는 이해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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