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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장

“이대로 있어. 지금은 손 놓고 싶지 않아.” 그 남자의 말은 마치 마력을 갖고 있는 듯 마음이 따뜻해진 이다빈은 의연한 그의 얼굴을 살피다 보니 갑자기 안정감이라는 감정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워낙 독립적이고 강한 성격 탓에 그녀는 어릴 적부터 누군가의 안정감이라는 자체가 필요 없었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이런 감정 또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효심은 이다빈이 자신을 무시하는 태도에 노발대발했다. “이다빈! 마지막으로 물을게! 이 인삼을 팔 거야? 안 팔 거야? 만약에라도 이 인삼을 안 팔면 시골에 있는 네 부모님한테 전화해서 어떻게 아이를 키웠길래 사람이 죽어가는데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고 고자질할 거야!” 평소 화를 낸 적이 없는 이다빈의 심기를 이번에는 제대로 건드린 듯했다. “그분들은 날 길러 주고 교육해 주고 아플 때면 보살펴준 데다 생일에 맞춰 늘 생일선물을 챙겨주는 분들인데 당신은 뭔데요?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 부모님한테 자기 멋대로 전화해요? 내가 보장하는데 만약에라도 우리 부모님한테 찾아가면 이씨 가문을 완전히 멸망시켜 버릴 거예요.” “참나! 어디서 큰소리 질이야? 네 말 한마디로 우리 가문을 멸망시킨다고?” 나효심이 말을 막 마치자마자 임엽이 천천히 걸어왔다. “다빈아, 이씨 가문을 파괴시키는 것 같은 사소한 일은 그냥 나한테 맡겨. 네가 지시만 내리면 내가 당장 움직이도록 할게. 내일부터는 이 도시에 다시는 이씨 가문이라는 자체가 존재하지 못할 거야.” 그 말에 화들짝 놀란 이경환은 즉시 몸을 일으켰다. “임 대표님, 제 아내가 잠깐 정신이 나갔었나 봐요. 대표님이 너그럽게 용서해 주세요.” “정신이 나가다니요? 네가 볼 땐 아주 똑똑하신 분 같은데요! 제가 2천억에 낙찰한 인삼을 100 만 원에 사 가겠다는 걸 보면 얼마나 알뜰하고 계획성이 있는 분이에요. 이런 걸 보고 정신이 나갔다고 하면 안 되지 않나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제 아내가 세상 물정을 몰라서 말실수를 한 거예요.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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