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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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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장 유골함을 훔치다

장례식장의 후원에는 김선영의 영정사진이 걸려있는 영가당이 있었다. 그녀는 진씨 가문 사람이 아니었기에 하는 수 없이 밖에서 잠시 향을 피워야 했다. 예로부터 망자가 생을 마감하면 삼 일간 안치해야 한다는 전통이 있었지만, 진영철은 장례식을 성대히 치르겠다며 장지를 잡는 시간을 며칠 더 미룬 상태였다. 후원은 전면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와는 완전히 달랐다. 향초가 타들어 가는 냄새가 공기 중에 가득했고 찬바람이 불자 머리 위 마른 나뭇가지들이 사각사각 울렸는데 주변의 을씨년스러운 고요함을 한층 더 강조했다. 이곳은 지나가는 사람조차 드물었다. 강유나는 몰래 들어온 거였다. 앞쪽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그녀는 뒷문으로 들어가 살짝 몸을 돌리자 영가당 문이 활짝 열린 게 보였다. 향로 위로 피어오르던 연기가 반쯤 사라진 상태였고, 검은색과 흰색의 영정 사진은 한낮의 햇볕 아래 덩그러니 놓여 있었지만 아무도 돌보지 않았다. 그 장면에 강유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갔다. 앞쪽 홀에 있는 사람들에게 김선영은 진씨 가문의 이름을 빌린 덕에 장례를 치르게 된 존재일 뿐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그녀는 아마도 영안실에 방치되다가 화장일을 기다리는 신세였을 것이다. 이 시대에 죽어서 땅에 묻히려면 하늘의 뜻도, 땅의 위치도 중요하지만 결국 돈이 뒷받침되어야 했다. 강유나는 안개처럼 희미한 빛을 등지고 안으로 들어갔고 김선영의 젊은 날 모습이 담긴 영정 사진을 가만히 응시하며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는 아주 예뻤다. 웃고 있었는데 몸에는 세월의 풍파를 견딘 흔적이 없었고 죽고 나서의 부족한 모습도 없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강유나는 원망이 가득 차올랐다. 자신이 김선영과 싸운 걸 원망했고, 진영재가 민연서의 편을 들어준 걸 원망했고 진씨 가문에서 사인을 덮으려고 한 걸 원망했다. 그녀는 얼굴이 새하얘져서 향로 위의 약한 불을 보며 향을 피우려고 했지만 결국 참았다. 가야 했다, 앞으로 시간이 많았다. 강유나는 눈물을 닦았고 발꿈치를 들어 힘겹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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