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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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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장 결혼하도록 몰아세우다

김선영이 깨어났다. 마취가 풀리자 겨우 숨만 붙어있었고 온몸에 뼈가 부서질 듯 아팠지만 정신줄을 잡고 강유나를 만나겠다고 했다. 그녀도 자신이 곧 죽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이번이 강유나와의 마지막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꼭 직접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병실, 김선영은 이미 눈에 초점이 잡히지 않았지만 겨우 눈을 뜨고 고집스럽게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옆에 간호사가 있다는 걸 알았기에 겨우 힘을 내서 말했다. "유나, 유나 만날 거예요." 아니면 눈을 감지 못할 것 같았다. 간호사는 지체할 수가 없어 재빨리 뛰어나가 사람을 찾았다. 그래서 강유나가 유리창너머로 보게 된 건, 종이처럼 얇은 몸에 상처가 가득한 김선영이었다. 차바퀴에 깔려 여러 번 끌린 증거들이었다. 그 선명한 자국들, 공기 속에 가득한 소독수 냄새에서도 아직 핏비린내가 나고 있었다. 모두 김선영의 몸에서 나는 것들이었다. 단 한순간에, 강유나는 넋이 나갔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 뒤따라오던 진영재가 그녀가 비틀거리는 걸 보고 재빨리 뛰어가 그녀를 잡았다. "괜찮아?" 하지만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고, 그저 품속에서 그의 소매를 잡고 부들거리는 것만 느껴졌다. 진영재가 고개를 숙여 보자, 강유나는 입술을 꼭 깨물고 있었고, 피가 나고 있는데도 소리 내지 않았다. 하지만 눈물이 이미 그의 가슴을 적셨다. 진영재는 미간을 찌푸렸고 손을 들어 강유나의 턱을 세게 잡았다. 그제야 강유나는 하는 수 없이 입을 벌렸고 더는 자신을 물지 않았다. 그는 강제로 강유나가 머리를 들어 자신을 보게 했다. "마지막이야, 유나야, 명심해, 시간이 없어." 강유나는 갑자기 움찔하더니 그를 세게 밀어내고 차갑게 웃었다. "영재 도련님이 여기서 가식 떨 필요 없어!" 그러고는 낯빛이 변한 진영재를 뒤로한 채 심호흡하고는 걸어 들어갔다. 그녀가 들어오자 간호사가 김선영한테 말했다. "따님 오셨어요, 하실 말씀 있으시면 천천히 하셔야 해요." 김선영은 초점이 흐려졌지만 애써 입을 뻥긋거리며 물었다. "영재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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