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장

여지안은 그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왜요?" "하태양이 얼마 전에 안성 그룹에 불을 내서 내가 이미 사람을 시켜 그를 탄압하게 했으니, 그는 한동안 큰 문제를 일으키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임영 그룹 쪽은... 이 일은 절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니, 일단 발각되기만 한다면 수십 년간의 감옥살이를 하게 될 거예요. 임영 그룹은 직원이 몇백 명에 달하니, 그쪽에서 감히 이토록 큰 위험을 무릅쓰고 이런 일을 벌이지는 못할 거예요.” 여지안은 안서진의 치밀함에 탄복했지만, 여전히 배후에 대해 알고 싶었다. "그럼, 안서진 씨는 누가 이번 일을 꾸몄는지 알아요?" 안서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도 몰라요. 그러나 내 생각에는 이번 일이 우리를 겨냥한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여지안이 무슨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제는 돌아가요. 삼십 분 뒤에 호텔 앞에서 만나죠." 두 사람이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여지안이 옷을 갈아입으려고 씻으려던 차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룸서비스입니다." 이 말을 들은 여지안이 별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 다음 순간, 건장한 사내 하나가 갑자기 뛰어들어 와 손을 뻗어 여지안의 목을 조르려 했다. 그녀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발로 그의 얼굴을 걷어찼다. 사내는 꽤 힘을 쓰는 듯 방금 그 발길질이 그에게 큰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 그는 먼저 문을 잠그고 나서 다시 달려들었다. 그는 이번에 곧바로 달려들어 여지안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이것 놔!" 그를 떨쳐낼 수 없었던 여지안이 사내의 등을 팔꿈치로 연속 내리찍었다. "발버둥 치지 마, 자기야. 너는 오늘 밤 내 거야!" 사내가 숨을 깊이 들이쉬며 그녀의 냄새에 도취한 듯한 모습을 보이자 그녀는 그만 구역질이 났다. 여지안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대책을 떠올리면서 주변 환경을 살피기 시작했다. 호텔의 방음 효과가 너무 좋아서 물건을 떨어뜨려 다른 사람의 주의를 끄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않다. 게다가 그녀는 방금 목욕을 하기 위해 반지를 빼낸 상태라 허정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