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강성, 한 뉴스가 오늘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재벌가 안씨 가문의 어른들은 일찍이 아들을 위해 혼인을 준비했었는데 상대는 시골출신이라는 것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안씨 가문에는 아들이 다섯이나 있는 데다 모두 외모가 출중하고 능력이 뛰어난데 안씨 가문은 무려 시골 출신의 여자에게 다섯 남자 중 하나를 약혼자로 삼을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모두들 그 소식에 깜짝 놀랐고 이내 언론에서는 그 여자의 사진을 확보했다.
사진 속의 여자는 검게 그을리고 뚱뚱해 촌스럽기 그지없었다.
네티즌은 그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연신 비난했다.
그와 동시에 강성에서 백키로 떨어진 낡은 마을에 외제차 3대가 간촐한 자가 주택 앞에 멈춰섰다.
차에서는 각기 다섯의 세련된 외모의 멋있는 남자들이 내려 두 눈이 다 환해졌다.
막 차에서 내린 다섯째 안명진은 곧바로 투덜대기 시작했다.
“토할 것 같아. 뭐 이런 데가 다 있어? 덥고 더럽고.”
넷째인 안우진도 짜증을 냈다.
“그러니까, 아버지도 참. 시골 촌뜨기를 우리 약혼녀로 정한 것도 모자라 우리더러 직접 강성까지 데리고 오라니….”
다섯명 모두 불만 섞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안해천이 데려오지 않으면 약을 먹지 않겠다고 협박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절대로 이런 곳에 올 리가 없었다.
“됐어. 가서 문 두드려.”
그렇게 말을 한 건 큰 형인 안서진이었다. 잘생긴 그의 얼굴에도 마찬가지로 불쾌함이 묻어있었다.
안명진이 다가가 문을 두드리자 몇 분 뒤, 대문이 천천히 열렸다.
가장 앞에 서 있던 안명진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눈앞에 있는 여자는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에 하얀 피부, 목 뒤로 무심하게 늘어놓은 웨이브 긴 머리를 하고 있었다. 간단한 흰 티마저 그녀가 입으니 고급스러워 보일 정도였다.
“안녕하세요… 여지안을 찾으러 왔는데, 여기 있나요?”
“제가 여지안이에요.”
여자는 예쁜 눈으로 앞에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다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짐 가져올게요.”
그녀가 등을 돌리자 자리에 있던 모두는 전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미친, 저 여지안 아버지가 보여준 사진과는 완전히 다르잖아!”
안해천이 다섯명에게 보여준 것은 여지안의 10대 초반 때의 사진이었다. 고작 몇 년 사이에 여지안에게 이렇게 큰 변화가 있을 줄은 몰랐다.
“좋아해? 그럼 널 선택해달라고 하지 그래?”
둘째 안시진이 그를 놀리자 안명진은 휙하고 돌아섰다.
“싫어, 예쁜 게 무슨 소용이 있어, 그래봤자 촌뜨기지!”
“그래요? 걱정마요. 저도 피도 안 마른 당신 같은 사람은 눈에 안 들어오거든요.”
등 뒤에서 맑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지안은 안명진의 똥 씹은 것 같은 표정은 무시한 채 짐을 들고 그대로 차에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