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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능청스러운 위로

“그럼, 우리 아래층 카페에 가서 얘기하는 건 어떨까요?” 김유주는 장나라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말했다. 장나라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여전히 도도하고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는 수작 부리지 마. 만약, 또 다시 나를 속인다면 매우 비참하게 죽여버릴 테니까.” “감히 그럴리가요. 얼른 가요.” 김유주는 살짝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장나라는 자신감이 넘치는 그녀를 보며 한편으로는 의심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장나라 곁에는 건장한 사내 둘이 따라다녔다. 혹시 김유주가 다른 속셈을 가지고 있을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김유주는 너무 무서워 입도 뻥긋 못하고 있었다. 다른 곳. 원아는 이연의 병실을 바꾸어 주었다. 1인실로 옮긴 후, 간병인이 도착하자 원아는 소남과 함께 병실을 나섰다. 원아는 소남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 입구에 서있었다. 그때, 이연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이연은 송 사장에게 알릴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 소남은 고개를 끄덕이기만 할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원아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소남도 원아를 바라봤다. 그의 깊은 눈동자는 마치 망망대해처럼 무한한 지혜를 간직하고 있는 듯했다. 그는 검은색 양복을 입고 허리를 곧게 펴고 있었다. 원아는 자기도 모르게 그에게 기대었다. “이연이 너무 힘들어 보여요. 혼자서 견디기 외로울 것 같아 걱정이에요.” 원아는 한숨을 쉬며 가슴 아파했다. “이연의 뜻을 존중하고 싶긴 하지만, 이렇게 계속 혼자 병원에 있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가 송 사장에게 말해 볼까요?” “송현욱은 사람을 돌볼 줄 몰라. 이연이 숨기고 싶다고 하면 그렇게 하게 내버려 둬. 더군다나 지금 송현욱은 외국에서 회의 중이야.” 소남은 앙증맞은 원아의 코를 주무르다가 다시 그녀의 희고 부드러운 뺨을 문질렀다. 그는 원아의 몸 구석구석을 모두 좋아했다. 그녀는 소남의 뜻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송현욱이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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