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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틀림없이 소남이 손을 썼을 것이다

박영란은 그녀의 말 때문에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미경은 그녀의 손을 잡고 흔들며 더 적극적으로 말했다. “이모, 이모는 그렇게 손주를 보고 싶으세요? 만약, 정안 오빠가 마음만 돌린다면, 저도 얼마든지 아이를 낳을 수 있어요. 저 아이는 없어져도 상관없는 아이잖아요. 심지어 전 데려온 아이라도 키울 수 있어요.” 박영란은 그녀의 말에 결심을 굳힌 듯했다. “그래, 알았어. 하지만 그 애 배가 서서히 나오고 있으니 이왕 할 거면 서둘러야 해.” 미경은 그녀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얼른 입을 열었다. “지난번에 제가 병원에 가서 저 여자애를 진찰한 의사를 만나 물어봤는데, 아이가 착상이 되긴 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어요. 그래서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잘못하면…….” 미경은 말을 하려다가 일부러 멈추었다. “왜 말을 하다 말아? 잘못하면 어떻게 되는데?” 박영란은 다음 말이 궁금해서 초조하게 물었다. 그녀는 혹시나 유미 뱃속의 아이가 장정안의 아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하루라도 빨리 아이를 없애고 싶었다. “잘못하면 유산이 될 수도 있대요.” 미경이 그녀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지금 이모는 내 말을 완전히 믿고 있는 것 같아. 머지않아 그 여자도 장정안의 곁에서 사라지게 될 거야.’ ‘감히 아이를 무기 삼아 장씨 집안에 들어가려고 해? 꿈이 너무 크잖아?’ “그래, 그렇군.” 박영란은 생각에 잠겼다. 미경은 그녀의 귀에 대고 자기가 세운 앞으로의 계획을 속삭이듯 말했다. 박영란은 그녀의 말을 듣더니 찬성하면서도 걱정이 되는 듯했다. “우리가 한 일이 정안에게 알려지면 안되지 않을까?” 미경은 눈에 독기를 띠고 말했다. “당연히 오빠 모르게 해야죠. 물론, 다른 사람도 모르게 할 거예요. 참, 오늘 이 자리에 이모가 싫어하는 그 여자가 오지 않았나요?” 그녀가 가리키는 사람은 원아였다. 장씨 집안이 현재 이렇게 상황이 나빠진 것은 원아 때문이었다. 이번 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박영란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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