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2화 그는 그녀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T그룹 대표인 문소남은 붕괴사고로 인한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주는 것은 물론, 가족을 잃고 생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조사를 통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홀로 되신 노인에게는 노후를 보장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조건은 유족들의 마음을 위로했고, 모두들 문소남을 두고 부처님이 환생한 것 아니냐며 고마워했다. 이로써 T그룹의 경제위기는 완전히 해결되었고 회사 주식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한편, T그룹이 위기에 처했을 때 외면했던 회사들은 땅을 치며 후회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TS백화점 붕괴는 너무 엄청난 사고라서 T그룹은 억울하기는 했지만 체면치레를 위해 도급업체와 시공사 그리고 사고와 관련된 건축회사와 감리회사 등 열 여덟 명의 책임자를 체포했다. 또, TS백화점의 총괄 건축사도 조사를 받았고, T그룹 역시 합당한 처벌을 받았다. 이 같은 결과에 많은 사람이 만족했으며 특히, T그룹의 사후 배상에 대해 좋은 평가가 이뤄졌다. 마침내, 오랫동안 누명을 쓰고 힘든 시간을 보낸 T그룹도 안도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정상 궤도에 들어섰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듯 보였다. 다만,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건 TS백화점 붕괴의 주동자 중 하나인 설도엽이 도주 상태라는 점이었다. 이것은 완벽한 사건 해결에서 유일한 흠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백 년 동안 세력을 거머쥐고 있던 설씨 가문이 뿌리 채 흔들리기 시작했으며 설도엽은 독 안에 든 쥐나 마찬가지인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 T그룹. 문소남은 베란다에서 저녁 바람을 쐬며 하늘을 보고 있었다. 남자의 당당한 그림자는 세상을 오만한 태도로 보고 있는 듯했다. 그는 심플한 순백색 셔츠와 커스텀 컬러의 넥타이를 매고 있었는데, 네크라인 아래 단추가 느슨하게 풀려 있고 그 아래로 키스 자국이 희미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가 소매를 몇 번 걷자, 드러난 팔 위로 은은한 빛이 쏟아져 내렸다. 그의 뒤에는 유능한 비서 동준이 서 있었다. 하지윤이 T그룹을 떠난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