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0화 내 딸 곁에 시한폭탄을 두지는 않을 것이다

임문정은 불쌍한 얼굴의 영은을 보며 기가 막혔다. “이제 와서 부인하고 싶은 거냐? 영은아, 네가 처음부터 솔직했다면 나도 이렇게 화가 나지는 않았을 거야. 하지만 너는 이렇게 나쁜 짓을 저지르고도 변명만 하고 있구나. 너는 나를 바보라고 생각하는 거니?” 그는 적나라하게 밝혀진 사건 앞에 할말을 잃었다. 처음 이 자료들을 봤을 때는 믿기지 않아 멍하니 있었다. 그렇게 얌전하던 딸이 이런 짓을 저질렀으리라고는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영은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빠, 제가 여쭤볼게요. 아빠는 저를 친딸로 생각하기는 하셨어요? 최근 아빠는 늘 저에게 냉담하셨어요. 저는 아빠의 마음을 전혀 모르겠어요. 제가 아무리 잘 보이려고 해도 아빠는 변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아빠가 원래 그런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언니가 이곳에 온 이후로 아빠는 혈육인 원아 언니에게는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하셨어요. 아빠는 언니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고 싶어하셨죠. 언니의 새로운 회사도 아빠의 도움으로 이루어졌어요. 언니뿐만 아니라, 언니의 아이들도 아빠에게는 보물 같은 존재들이잖아요.” “그런데 저한테는 어떠셨어요? 제가 연예계에 있으면서 어려움이 생기면 엄마가 도와주셨어요. 아빠가 저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은 여자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는 것으로 충분하니 굳이 연예계에 있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어요. 저와 언니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다른 아빠의 모습에 제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르실 거예요……. 지금도 아빠는 아무런 근거도 없는 자료들을 가지고 제 말은 제대로 듣지도 않고 바로 사형선고를 내리시잖아요. 너무 불공평한 일 아닌가요?” 영은은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아버지를 바라보며 그의 불공평한 행동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임문정은 그녀의 궤변에 결코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다. 그는 영은이 저지른 짓을 생각하자 치가 떨렸다. “내가 친딸인 원아와 너를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는 것은 인정해. 하지만. 네가 나를 이렇게 형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