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3화 모함
원아는 끝내 마음 속에 있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다. 눈 앞의 이상한 남자와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기 때문에 괜히 쓸데없는 참견을 하기 싫어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점심 식사는 이렇게 마무리되었고, 덕분에 원아는 흥미로운 희극 한 편을 본 느낌이었다. 한편, 임영은은 마치 왁스를 씹고 있는 것 같아 제대로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아무튼, 하인성과 임영은은 서로를 마음에 들어했고 그가 먼저 영은에게 밖으로 나가자는 제안을 했다.
노부인의 간절한 눈빛에 영은은 수줍게 승낙하고 그를 따라 나섰다.
둘이 사라진 후, 원아는 임 노인과 바둑을 두었다.
임 노인은 바둑 실력은 매우 뛰어났다. 하지만 원아도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다.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은 바둑을 두면서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원아는 건축을 배운 적 없는 할아버지가 전문가보다 더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감탄했다.
임 노인은 원아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했다.
“……인위적이든 자연 그대로든 간에 설계란 엄청난 영향을 지닌 것이야. 좋은 건축설계는 주변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지. 건물 내부나 외부공간 모두 자연질서를 따라야 해. 원아야, 좋은 건축설계사가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야. 비록 네가 전공을 하긴 했지만, 입사해서 일한지는 그리 오래된 건 아니니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걸 명심하렴.”
원아는 할아버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존경심이 담긴 눈빛으로 대답했다.
“할아버지의 가르침에 감사드려요. 오늘 하신 말씀을 명심할게요.”
“그래.”
임 노인은 만족스러운 얼굴이었다.
“그리고 서예 연습도 열심히 하렴. 사실, 서예와 건축은 어떤 면에서는 서로 통하거든. 건축설계 시, 보통 설계사는 무엇을 어떻게 배치하고 구축할 것인가를 생각할 뿐, 그곳을 가득 채우려고 하지는 않아. 서예도 마찬가지로 여백을 남길 줄 알아야 하지. 사람은 화려하거나 경박한 것을 추구해서는 안 돼. 때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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