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벌써 같이 잤어?

"하지만……." 원아는 이런 저런 걱정으로 잠시 망설였다. 오늘은 그녀가 문소남과 정식으로 사귄 지 이틀째되는 날이다. 오늘 저녁 어른들을 만나러 가는 것은 너무 빠르지 않을까? 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아직 충분히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와 문소남의 집안 배경이 서로 맞지 않는다는 매우 현실적이고 잔혹한 문제도 걱정이 되었다. "스트레스 받지 마. 집안 배경을 말하자면, 나도 사실 너보다 나을 게 없어. 따져보면 내 배경이 너보다 못하지." 문소남은 그녀의 염려를 알아차렸다. “…….” 원아는 그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더이상 거절하기가 힘들었다. 문소남의 전화를 받고 난 후, 원아는 명치에 큰 돌이 올려진 것처럼 숨쉬기가 힘들었다. 그의 가족을 만나야만 이 큰 돌이 사라질 것이다. 핸드폰이 또 몇 번 울렸다. 모두 이강의 전화였다. 그녀는 받지도 않고 끊지도 않은 채 그냥 못 들은 척 철저히 무시했다. 이 순간 원아는 원선미가 그녀를 자극하기 위해 준비한 연극에 매우 감사했다. 방금 욕실의 그 장면을 보고서야 원아는 마침내 진짜 이강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원아의 마음은 철저하게 비워졌고, 더 이상 조금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 원아가 문소남과 함께 집에 와서 저녁을 먹겠다고 약속한 후, 문 어르신은 몹시 흥분했다. "이대로 가면 내년에 또 증손자가 생길지도 몰라!" 문 어르신은 중얼거리다가 지팡이로 문예성을 한대 때렸다. "너는 여태 뭐 하느라 결혼도 안 하고, 여자친구도 없고, 아이도 없어? 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녀석! 빨리 집에 가서 청소나 해!" "형은 스물아홉이 되어서야 여자를 데리고 오는데, 제가 급할게 뭐 있어요? 제가 형보다 훨씬 어리거든요! 그리고 할아버지, 그 구식 가구들 정말 좋아하시잖아요? 전에 죽어도 바꾸지 않겠다고 하셨는데!" 문예성이 말했다. "그럼, 내가 지금 죽으면 되냐? 쓸데없는 말이 뭐 이리 많아!" 문 어르신은 화가 나서 다시 지팡이로 그를 때렸다. …… 저택으로 돌아온 문예성은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