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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무언가에 얻어맞은 듯이 머리가 멍해졌다

두 여자가 떠난 후, 채은서는 그녀가 매수해 두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문예성은 손에 선물을 들고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그의 어머니의 생신이라 늘 밖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던 그도 모처럼 집에 일찍 돌아왔다. 그는 어머니를 깜짝 놀라게 하고 싶은 마음에 자신이 오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 최근 며칠 동안 어머니는 하늘과 결혼하라며 그를 들들 볶았다. 그 일로 둘은 사이가 틀어졌다. 그는 감정이 상해 집에 오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인만큼 아들로서 어머니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집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어머니가 채씨 집안 별채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곧장 그리로 달려갔다. 채씨 별채는 서양풍의 오래되고 작은 고급 전원주택으로, 유리로 된 문을 열면 햇빛이 가득한 뒷마당으로 갈 수 있었다. 이 집은 채씨 가문이 그녀가 결혼할 때 혼수로 준 것 중 하나였다. 채은서는 매달 이곳에 와서 며칠씩 묵다 가곤 했다. 예성은 거실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2층으로 올라갔다. 익숙한 목소리가 문틈으로 흘러나왔다. 어머니가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는 것 같았다. 예성은 안으로 들어가려 다가 멈춰 섰다. 통화내용이 고스란히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제 말대로만 하면 돼요. 일이 제대로 성사되기만 하면 20억으로 얼굴을 바꾸고 멀리 떠나면 돼요. 별 미래도 없는 간호사를 더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죠. 당신의 경력으로는 평생 일해도 이렇게 큰돈은 만져볼 수도 없을 거예요. 왜 망설이는 거예요? 내가 당신을 믿지 않았다면 진작 다른 사람을 찾았을 거예요. 20억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이 일은 당신이 아니면 안 돼요. 이점을 꼭 기억하세요!” 예성은 평소에는 놀기 좋아하는 남자였지만 머리가 좋았다. 다만, 좋은 곳에 쓰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는 어머니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숨을 죽이고 통화내용을 계속 엿들었다. 그는 어머니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궁금했다. 그녀는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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